[뉴스엔뷰]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기자들과 만남 일명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 했다.

도어스테핑은 국민이나 기자들이나 어느 누구도 강요한 적도 요구한 적도 없는 대통령 스스로 자청해서 시작한 일이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갑작스레 "1층 대통령 출입시 사용되는 현관에 나무 합판으로 만든 가림막 구조물을 설치해 봉쇄하고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 지난 112일 비공개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국 대표단 접견 시 일부 출입기자들이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단을 촬영한 일이 있었다"면서 "특히 당시 대통령실 직원이 무단 촬영임을 알렸음에도 촬영은 계속됐다"고 지적하며 한참 지난 일을 문제 삼고 있다.

또한 "외빈과의 사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데 대한 외교가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면서 "1층 구조물 설치는 이 일을 계기로 논의된 것으로,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는 무관함을 밝힌다"고 공지문을 통해 직전 공지 했었지만 결국 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에 기자들은 "취재가능여부를 물었지만 대외협력실에서 가타부타 말은 없고, 외부에서 외신들이 차량이라도 찍겠다고 와있는데 출입기자로서 국민들 관심사항을 아예 취재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진행된 일이였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후에 대외협력실이 무단촬영이라 한 것에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송출은 물론 영상을 방송에 내지도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은 "경내는 보안구역으로, 허가된 촬영 및 녹취 외에는 그 어떤 촬영 또는 녹취도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는 원칙론만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제까지 대통령실은 기자들의 취재관련 질문에 대해 우왕좌왕 하면서 답변은 늦추거나 아예 묵묵부답인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기자들은 기사의 마감을 위해 시간을 다투며 취재와 기사를 작성 송고하는데 이러한 타이밍을 놓쳐 발만동동 구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 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코로나19 재확산 당시와 지난달 31일부터 일주일간 '이태원 압사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에 맞춰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적이 있지만, 이 같은 내부 요인으로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여름 집중호우 사태, 지난 9월 말 북미 해외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등 이후 일정기간 동안 다른 일정들을 소화하며 도어스테핑을 회피 했었다.

그러면서 본인의 실수나 실언 등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공식 비공식으로 일정기간 중단하고 또 선심이나 쓰는 듯 다시 진행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또한 기자들의 불편한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하며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되풀이 하는 실정이었다.

대통령이 스스로 자청하며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시작한 도어스테핑이 왜 이렇게 어렵고 이유도 조건도 많은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집무실 용산 이전 최대 명분중 하나는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는 것인데 결국 이러한 약속조차도 실천하지 못하는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다.

국민들은 도어스테핑을 하든 말든 별 관심이 없다. '소통'을 명분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고 이제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도어스테핑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며 전혀 소통하지 않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 하는 문제에 대해 합의해 준 적이 없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 하지 않았던 47.8%의 국민들은 앞으로 사사건건 윤석열 정부의 정책들을 불통이라 비판하고 비난할 또 하나의 명분을 대통령실이 만들어준 꼴이다.

 

창림 시사평론가
창림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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