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윤석열 대통령이 12일간 진행된 방일 일정 내내 저자세로 일관한 굴종외교에 국민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 정부는 과거부터 반성이나 사과와는 거리가 먼 후안무치한 입장과 태도를 유지했다.

오히려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는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과거 양국 간의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한국 측에 요구한 것 외에 시마네현 다케시마를 둘러싼 문제에도 일본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다수 피해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기시다 총리와 2차에서 "한국에서 애용되는 폭탄주"라며 맥주에 소주를 섞어 폭탄주나 마시며 일본의 비위만을 맞추는 터무니없는 외교에 국내외의 수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방일 기간 동안 보여 준 대통령의 언행은 3.1절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에서 어느 정도 예견되었다.

특히,"나라를 빼앗긴 잘못이 우리가 준비를 제대로 못 한 바람에 국권을 상실했다", "이제 과거를 덮고 일본과 협력하자"는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일본이 주장해왔던 한일 관계 해법과 너무나 일치하는 주장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36'일본 전범 기업 참여 없는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해 국민적 반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윤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해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과 노동 착취의 상처로 삶이 망가져 버린 이들에게 또 다른 상처와 고통을 더했다.

일제 강점기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이 강제 징용을 당했다. 그들은 만주와 일본, 남태평양과 사할린 등으로 끌려 다니고 목숨을 위협 당하며 노동 착취에 시달렸다.

강제 징용과 노동 착취의 후유증으로 많은 피해자들이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아 계신 분들도 아흔이 넘었는데, 과거의 잘못된 역사는 제대로 바로잡히지 못한 채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강제로 자신들의 젊음을 빼앗은 일본 전범 기업과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당시 미지급된 임금을 배상하라는 주장이다.

지난 2018, 한국 대법원 또한 해당 일본 전범 기업들의 한국 내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최종판결을 내린 바가 있다. 이는 국제법에도 부합하는 정당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자국 대법원의 판결도 무시했다. 일본 전범 기업에게 정당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대신, 한국 기업이 단독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피해자에게 배상할 것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이는 동북아시아의 평화 체제와 질서 구축을 위한 제대로 된 해법과는 거리가 멀다.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화해와 치유는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죄와 책임 이행, 피해자들의 합의를 전제로 한다.

일본이 언제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그에 따른 성의있는 보상 등을 진행한 적이 있는지 당최 기억이 없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다"면서 "한일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가장 가깝게 교류해 온 숙명의 이웃 관계"라며 "이제 한일 양국 정부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면서 한일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각자 스스로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방일 성과라며 "한일정상회담에서 전제조건 없이 선제적으로 지소미아를 완전히 정상화할 것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일본은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 제소를 철회하기로 발표했다"면서 "상호 화이트리스트의 신속한 원상회복을 위해 긴밀한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한일관계의 개선은 우선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뛰어난 제조기술과 일본 기업의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이 연계되어 안정적인 공급망이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에 모든 성과라고 자화자찬한 것들은 모두 일본과 일본 기업들이 더 원하는 일들인데 대통령은 그들에게 "앞으로 협력을 기대한다"면서 다 내주고 오히려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이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한 정부와 기업에게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때린 사람은 사과할 생각이 없다며 버티고 있는데 오히려 맞은 사람이 먼저 나서서 그들이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면서 '앞으로 잘해 보자', '충분히 사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을 벌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은 이도운 대변인을 통해 "16일 방일 당시 숙소인 임페리얼 호텔에 도착했을 때 대통령 일행을 보고 로비에 있던 일본인 몇 분이 박수를 쳤다""일본에서는 굉장히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한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그런데 하루 만인 17일 대통령 일행이 숙소를 떠나서 공항으로 갈 때 호텔 모든 직원이 일렬로 도열해서 대통령이 일행이 떠난 후까지 계속 박수를 쳤다"면서 "또 연도에 나와 있던 일본 주민들도 같이 박수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또 제가 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 공항 직원들을 보니까 공항 직원들도 박수를 보내주고 있었다""이정도면 일본인의 마음을 여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하다하다 자랑할 것이 없어 일본인 몇몇이 예의상 박수를 보낸 것을 성공이라고 평가하는 참으로 궁색하고 수준 낮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에게서 지지와 박수를 못 받고 일본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는 것이 그렇게 의미 있고 좋은 것인가 참으로 한심하고 통탄할 일이다.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아픔이 있다. 대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얻고자 고개를 숙였는지 의문이다?

윤 대통은 이날 비공개 발언에서 일본 야당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야당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하자 "그런 얘기를 듣고 부끄러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릴적 일본을 추억하며 "일본은 선진국답게 아름다웠다. 일본 분들은 정직하다. 일본의 음식을 좋아한다"라며 칭송하는 대통령은 과연 어느나라 대통령인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처럼 일본에 대한 진심과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 실언과 행동을 국민들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my way하는 대통령에 대한 불안과 불신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my way도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국민 99%가 반대해도 할 일은 하겠다'는 오만은 결국 국가와 민족에게 한일합방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크나큰 역사적 과오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과 경고에 이제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배상익 대기자
칼럼니스트 배상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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