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외에도 전력망‧데이터센터 시급 … AI 추경 서둘러야
산자위,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에너지고속도로법) 의결
AI 시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술 발전과 환경 보호의 균형 중요
[뉴스엔뷰] 최근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데이터 센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챗GPT, 생성형 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분석 등 AI 기반 기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인프라가 필수적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는 데이터 센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와 환경 문제가 새로운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8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바람직한 인공지능 정책 대응’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발제자로 나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 김경만 국장은 “프랑스 AI 정상회의 다녀와보니, 미국과 유럽 모두 진흥 강조하지만 극단적인 방향은 아니었다”며, “개발을 위한 진흥을 하지만 안전을 위한 규제는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가 AGI(범용인공지능) 개발 등 인공지능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결국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며 이를 위해 법적인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공공에 자금 투입으로 지원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략자산, 첨단기술로서 AI에 대한 경쟁체계로 세계 AI 경쟁은 바뀔 것”이라며 데이터 센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 센터는 AI 모델 학습 및 운영을 위한 핵심 인프라이며 막대한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 고출력 서버, 냉각 시스템, 네트워크 장비 등을 지속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글로벌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는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약 3~4%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특히, AI 연산에 필요한 GPU와 TPU(테슬라, 엔비디아, 구글 등에서 개발한 AI 연산용 반도체)는 일반적인 IT 장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김민기 KAIST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지난 19일에 열린 ‘AX 발전 포럼 출범식 및 정책토론회’에서 “AI의 기술 진화 속도를 고려 시 5년 내 안정적 대규모 에너지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법제도 개선 및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이를 위한 중단기적 정책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단기적 정책 방안으로는 △지역 산업단지·특구 내 데이터센터 대상 전기 요금 인하 및 장기계약 △데이터 센터 대상 전력계통영향평가 적용 유예 △AI 데이터센터 효율과 기술·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ESS 투자 지원 및 한전의 전력 공급 안정성 보증 등을 거론했고, 중장기적 정책 방안으로는 △송전설비 민간 공동투자 및 공동투자에 따른 지원책 마련 △국가전력수급기본계획 및 기존 계통과는 별개의 AI 전용 전력공급 체계 마련 △폐기될 석탄 발전소 등 기존 전력 인프라 재활용 △비수도권 지역별 대규모 전력 인프라 거점 발굴 및 구축 계획 마련 △전력판매시장 개편 등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은 지난 1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AI 관련해서 GPU도 시급하지만 전력망 ‧ 데이터센터 등 기본 인프라도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전력망과 데이터센터는 AI, 반도체 등 초전력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기간시설이기 때문에 파격적인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가칭 에너지고속도로법)이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 회위에서 의결된 바 있으며, ‘AI 인프라를 위한 데이터 센터 건설 촉진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가칭 AI 인프라 강화를 위한 데이터센터구축 지원 특별법)이 조만간 발의될 예정이다.
AI 인프라 강화를 위한 데이터센터구축 지원 특별법은 주민 밀집지역 및 학교 인근에는 주민 수용성 문제가 있으므로, 산업단지 내에 전략산업을 활용할 목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경우 일정 비율의 보조금을 지원하되,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지원 비율을 상향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친환경 데이터 센터와 에너지 효율화 전략
대형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과정은 엄청난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하며, 이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탄소 배출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한 번의 대형 AI 모델 훈련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자동차 한 대가 평생 배출하는 탄소량에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AI 산업의 확장은 곧 환경문제와 직결되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 센터 확대: 글로벌 IT 기업들은 데이터 센터의 전력원을 친환경 에너지원(태양광, 풍력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은 탄소 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데이터 센터를 구축 중이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 중 상당 부분은 서버 냉각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액체 냉각 기술(액침 냉각, 수냉식 시스템 등)이 도입되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AI 자체의 에너지 최적화: AI 알고리즘을 개선해 연산 효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연산을 줄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스파스(sparse) 연산'을 활용해 연산량을 줄이고, 보다 적은 전력으로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오지만, 이와 동시에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소비 증가와 환경적 부담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친환경 데이터 센터 구축, AI 알고리즘 최적화,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등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AI의 발전은 심각한 환경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에너지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AI 시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술 발전과 환경 보호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