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메기’ 출현과 정치적 ‘미꾸라지’ 생존 ‘발버둥’?
민주당의 메기 ‘조국혁신당’?-장동혁의 메기 ‘한동훈’?

[뉴스엔뷰] 미꾸라지 무리에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는 생존 본능이 강화되어 더 활발히 움직이고 번식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혹은 잠식당하기도 하지만 메기는 정치권에서는 항상 존재하는 작용의 존재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 둔 정치권에 메기의 출현이 화제다.

24년 8월 18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 / 뉴시스
24년 8월 18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위협하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그리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압박하는 한동훈 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조국은 호남에서 민주당의 안방을 정면 겨냥했고, 한동훈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체제의 균열을 키우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기존 구도를 뒤집을 판 흔들기 게임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이끄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된다.

사실상 대선 전초전이 펼쳐지는 셈이며, 여기서 패배한 쪽은 대선 레이스에서 이탈하고 승리한 쪽은 본선 경쟁에 탄력을 얻게 된다.

이런 가운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내부 견제와 외부 도전이 동시에 몰아치는 상황이다.

호남을 정면으로 겨냥한 조국혁신당의 공세를 막아야 하고, 당내 친명계의 압박도 견뎌야 하는 이중고에 놓여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최근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11투표제권리당원 100% 예비경선도입 등을 추진하며 공천 혁명을 강조했다.

이는 당내 조직이나 계파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강성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당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친명(친이재명)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조차 지도부의 행보에 대해 의견수렴 방식·절차적 정당성·타이밍 면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나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들려온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정 대표에게 드리운 또 다른 그림자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귀환이다. 조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지역을 민주당과 경쟁하는 핵심 지역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조 대표는 호남 정치를 일당 독재의 폐해로 규정하며 정치적 메기가 되어 경쟁을 통해 혁신을 끌어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민주당과 협력하되, 호남에서는 경쟁하며 특히 기초의원 다인 선거구에서 많은 후보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을 퇴장시키고, 정치의 판을 흔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의 혈투는 내년 지방선거의 큰 변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역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당내 불만과 한동훈 전 대표를 미는 세력의 작업 덕에 한 전 대표의 존재감이 확대되며 자중지란에 휩싸인 상태다.

장 대표의 우향우행보와 이에 따른 중도층 이탈로 당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과거 윤석열을 대선주자로 부상시켰던 보수 세력의 물밑 작업으로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추대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장 대표는 지지율 정체에 대해 내부 총질을 원인으로 진단하고, 강성 지지층 결집을 우선시하는 () 지지층 결집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는 발언을 하고, 황교안, 전광훈, 조원진 등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우향우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즉 기존 보수와의 관계에서 대척점을 고수하며 무게 중심을 잃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러한 강성 지지층 중심 전략은 당내에서 중도층을 아예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황교안의 길은 선거 패배의 길이라는 쓴소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 발표 관련 부동산 대책 논란,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등 정부·여당 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에서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1820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조사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2%야당 후보 다수 당선응답 35%보다 7%포인트 높았다. 한 달 전 조사에선 여당 다수’ 39%, ‘야당 다수’ 36%로 오차범위(±3.1%) 내였지만 이번 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물론 여론조사가 절대적 민심이나 당심을 반영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여론조사를 이용 주자의 사실화를 위한 밑 작업을 이해한다면 이는 장 대표 체제의 리더십에 대한 경고음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장동혁 체제의 불안정 속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정면 겨냥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도 그것이다.

한 전 대표는 공격적인 대여(對與) 투쟁과 함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정치적 공간을 복원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수의 다음 대선주자 작업 대상은 이미 한동훈으로 굳어진 듯한 시그널이 확실시되고 있다. 보수 논객 조갑제 대표는 국민의힘의 유일한 구명정은 한동훈이라며 한 전 대표의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의 강공은 장동혁 체제를 견제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당내 계파 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친한계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겨냥해 반발하는 등, 내년 선거를 앞두고 두 축은 협력과 충돌이 동시에 열린 상태에 놓여 있다.

당 지도부가 박민영 대변인의 장애 비하발언 논란에 대해 구두 경고에 그치며 친윤 감싸기라는 비판과 함께 친한동훈계와의 계파 다툼을 확전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각 정당의 주도권을 재편하고 차기 대권 주자들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은 확실한 포인트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 대표의 강성 당심 중심 리더십이 중도층 확장이라는 현실적 과제와 친명계의 견제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조국혁신당이 호남에서 메기 효과를 발휘하며 민주당의 텃밭을 흔들 경우, 민주당의 전체적인 지방선거 전략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의 우향우전략이 낳은 중도층 이탈을 극복하고, 한동훈 전 대표라는 구명정을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가 최대 숙제다.

당내 장-한 계파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다면, 내년 지선은 시작도 전에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는 유권자의 민심과 중도층을 끌어안는 능력을 보여주는 쪽이 유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결과로 차기 대권 주자로의 자리매김도 확실해질 것은 불문가지이다.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