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23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5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로 11차례 연속 동결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11회 연속 금리를 묶고 있다.
금리 동결 이유로는 고물가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고공행진과 내수 위축,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따름 금융 리스크 등 인상과 인하 요인이 맞물린 점도 동결 배경으로 거론된다.
국외 요인으로는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을 꼽힌다.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하는 현재 2%포인트인 한미 금리 역전차를 확대해 자본 유출 우려와 환율 불안을 높이기 때문이다.
환율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망설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지난달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뛰었다. 이후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136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4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되며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지만, 연준 인사들은 매파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카고페드워치(CME)에 따르면 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은 60% 전후로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내 요인으로는 불안한 물가가 거론된다. 우리나라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석 달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중동 불안과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불안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농산물 물가 고공 행진과 미국 경기 호조, 국내 성장세 반등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1분기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0.5~0.6%)를 크게 상회하는 1.3%를 기록했다.
금융 안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연한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1분기 가계신용이 1년 만에 감소 전환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12조4000억원이나 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세 개선과 높아진 환율로 앞으로의 물가 흐름이 지난 2월 전망경로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면서 "성장률 상향이 순수출 증가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완만한 소비 회복세, 정부 대책 등이 물가 상방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연간 전망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6명 중 1명은 3개월 후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은 물가 압력에도 내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예상되며 파급 시차를 고려해 선제적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는 종전(2.1%)보다 높은 2.5%를 제시했다.
다음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7월11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