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3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60조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28% 감소했다. 순이익은 1조7236억원으로 84.47% 줄었다.
반도체 적자 폭은 축소됐으나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가 감소하며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이익이 감소했다.
1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소폭 늘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95.5% 급감한 64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4조3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반도체 적자 규모만 9조원에 육박한다. DS 부문 매출은 14조7300억원이다. 작년 2분기 DS 부문 실적(매출 28조5000억원, 영업이익 9조980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14조원 넘게 증발했다.
다만 D램 출하량 증가 등으로 1분기(-4조5800억원)보다는 적자 폭을 줄였다.
메모리 반도체는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중심으로 인공지능(AI)용 수요 강세에 대응해 D램 출하량이 증가하며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재고는 5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열린 2분기(4~6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HBM(고대역폭메모리) 캐파(CAPA·생산능력)를 2배 이상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래 급증하는 HBM 수요에 맞춰 공급 능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현재 2024년 HBM 캐파는 증설 투자를 통해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보 중이고 향후 수요 변화에 따라 추가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HBM 시장 내 메이저 공급업체로서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GB(기가바이트) 중반을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고, 하반기 추가 수주에 대비하여 생산성 향상을 통한 공급 역량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지원하는 고성능 메모리, 특히 HBM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HBM 수요는 중장기 관점에서 앞으로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CGR) 30% 중후반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는 매크로 불확실성 증가와 함께 고객사들의 재무 건전화를 위한 재고 조정으로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며 "다만 고객사 재고 조정이 상당 수준 진행됐고, 2분기에는 1분기 대비 가격 하락 폭도 확연히 둔화됐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상반기에는 전반적인 세트 수요 부진이 이어졌으나 하반기에는 재고 조정이 상대적으로 진전된 PC와 모바일 위주로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면서 "(메모리 시장)공급 측면에서도 업계의 감산 폭 확대 영향으로 인해, 하반기 중 일부 시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글로벌 IT 수요와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상반기 대비 전사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거시경제 리스크 등으로 수요 회복 관련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