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우리 경제 성장세가 약해졌다는 진단을 내렸다.
KDI는 이날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투자 부진이 일부 완화된 가운데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부진이 완화됐다고 봤다.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점업 중심으로 생산과 고용의 증가세가 커지면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에는 대내외적인 악재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내 수출 부진이 가시화된 가운데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가계 소비 등이 위축됐다.
주요국 통화 긴축,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등 대외 악재도 여전해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불확실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실제로 11월 수출은 1년 전과 비교해 14.0% 줄어들면서 전월(-5.7%)보다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우리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25.5% 급감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9.8%), 선박(-68.2%), 석유화학(-26.5%), 무선통신기기(-18.7%) 등 주력 품목에서 약세를 보였다.
수출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수출 물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1월 수출가격지수와 수출물량지수는 각각 3.5%, 3.4% 감소했다.
10월 전산업생산은 전월에 비해 1.5%(계절조정)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을 평균가동률은 75.1%에서 72.4%로 급락했고, 재고율도 122.1%로 높은 수준이다.
11월 하루 평균 수출액은 14.0% 줄었고, 신용카드사 매출액(신한카드 추정)도 4.4% 증가에 그쳤다. 카드 매출액의 경우 8월(20.6%), 9월(11.9%), 10월(7.3%)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율이 축소돼오고 있다.
이달 제조업과 비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각각 70, 76을 기록하면서 올해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꾸준히 회복세를 보여온 소비도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2% 줄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6.5를 기록하면서 전월(88.8)에 이어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물가 고공행진도 여전하다. 1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0% 올랐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이 반영된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도 4.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