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정치권…결론은 ‘계파 싸움’
국민의힘 전당대회, 계파 간 첨예한 갈등 분출
더불어민주당 안팎, 지도부 인적 쇄신론 표출

[뉴스엔뷰] 정치권이 내우외환(內憂外患, 안팎으로 여러가지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외환으로 당이 혼돈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국민의힘은 3.8 전당대회에서 계파 간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남에 따라 김기현 당대표의 연포탕(연대 포용 탕평)’ 정치가 순항할지 미지수다.

특히 친윤계 일색의 당지도부가 이준석계 제거를 공공연하게 외치면서 전당대회 후유증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는 몰라도 이준석은 같이 못 간다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네거티브 전이 난무했던 계파 간 갈등으로 인한 내우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9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라는 친이준석계 후보들을 경기장에 난입해 경기를 망치는 훌리건에 비유했고, 조수진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준석 현상을 기대하고 30·0선을 당대표로 뽑아줬는데, 그게 마치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라고 착각을 하고 (당을) 쥐고 흔들었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측근을 당협위원장에 내리꽂으려다 실패했지만, 그게 엄석대이고 제대로 심판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재명 더불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김병민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천하람 후보의 경우 혁신과 개혁을 강조했다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얻었을 텐데 과할 정도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넘어선 비난 메시지들이 이 전 대표와 함께 어우러져서 나타났다고 비판했.

반면, 친 이준석계인 천하람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10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 제거하려고 그 난리를 쳤지만 정치적으로 제거가 쉽지 않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준석계 제거에 대해 내부총질로 규정하며, 한 명도 아니고 최고위원 3명이 떼로 나와 제거하겠다고 하는 것은 지침이 떨어진 것 아닌가라는 배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 8개월 동안 윤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말살하여 마침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오늘부터 공천 협박이 사실상 시작되고 민주정당의 건전한 경쟁과 비판의 목소리는 듣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부 책임자인 대통령이 입법부인 여당 의원들 위에 군림하는 것은 3권분립을 파괴하고 폭정의 길을 여는 것이라며 아무리 당을 지배해도 국민의 마음까지 권력으로 지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회의원이 김기현 대표가 당선 수락 연설을 시작하자 자리를 뜬 것도 전대 갈등에 따른 골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보통 전당대회에서 경선 후보들은 당선자의 수락연설을 듣는 게 관례라고 할 수 있다. 나경원 전 국회의원 불출마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기도 했던 안 의원은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불공정 경선 논란이 일었다. 특히 안 의원 측이 대통령실 관계자의 카카오톡방 개입 의혹과 관련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공수처에 고발해 불만이 크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안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치열했던 경쟁을 뒤로 하고 이제 원팀이 되어야 한다고 전대 결과에 승복한 글을 올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국민의힘에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아 2위로 선전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전대를 통해 안 의원이 차기 대권 출마를 위한 대권 도전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대통령실과 관계 회복에 나설지, 당분간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기회를 모색할지 지켜보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이처럼 계파 간 갈등을 빚으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갈등이 봉합될지, 분당 수순을 밟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내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 달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면서 이재명 대표가 더욱 곤혹스러운 상태가 됐다.

이와 관련, 비명(비이재명)계인 윤영찬 국회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표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 관련된 일로 수사 받거나 고발인이 된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고인이 되신 분이 네 분이라면서 이재명 대표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KBS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와 지난 5~7일까지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 거취에 대한 질문에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이 53.8%, ‘물러날 필요 없다는 응답이 40.7%, ‘모름또는 무응답5.5%였다. 과반이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서도 잘못된 결정이라는 응답이 52.1%, ‘잘된 결정이라는 응답 39.3%, ‘모름또는 무응답8.6%였다. 이 여론조사 결과 놓고만 보면 이 대표에게 불리한 여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지도부 인적 쇄신론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방탄 정당이미지 해소 방안을 마련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비명계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9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없다고 민주당이 무너진다, 이런 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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