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앞뒀던 황교안 대표 당직인선과 오버랩
‘낙동강전투’앞두고‘학도병’투입?…우려 목소리 커
대권주자보다 존재감 없는 대표, 총력전 가능할까?

[뉴스엔뷰] 국민의힘이 주요 당직자를 임명하는 등 김기현호()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초선의원위주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13일 당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에는 친윤계인 이철규 국회의원(재선,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전략기획부총장에는 박성민 국회의원(초선, 울산 중구), 조직부총장에는 배현진 국회의원(초선, 서울 송파구을)이 각각 임명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국민의힘 신임 주요 당직자에 친윤석열계 인사들이 대거 입성한 가운데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강대식 의원(대구 동구을)이 최고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수석 대변인에는 초선인 유상범·강민국 국회의원이 임명됐으며, 대변인에는 김예령·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과 김민수 전 경기도 성남분당을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김기현 당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당대표 비서실장에는 초선의 구자근 국회의원(경북 구미갑)이 임명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초선 위주의 당직 인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히 초선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김기현 대표가 주요당직을 중진 대신 초·재선 위주로 임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과연 이 같은 초선 진용으로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할 수 있겠냐는 우려인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당 대표와 만났다.   사진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당 대표와 만났다.   사진 / 뉴시스

 

한 댓글러도 13국힘 초선들이 나경원에게 집단 란치하는 성명을 발표하더니, 그게 김기현 눈에 들었네. 이번에 초선이 많이 발탁되었네. 게다가 유승민 부하까지. 수도권은 거의 없고 경상도만 많구나. 이래 가지고 내년 총선에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을까? 걱정된다.”라고 적었다.

김기현호의 이 같은 당직인선이 우려되는 이유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황교안 대표체제의 당직인선과 오버랩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황교안 대표는 선거를 4개월 앞둔 201912월 초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을 초선으로 바꿨다. 특히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임명된 송언석 의원은 20186월 보궐선거를 통해 등원한 신인과 다름없었다. 당의 정책과 비전 수립을 맡을 여의도연구원장에는 교수 출신인 성동규 중앙대 교수를 임명했다.

당시 당직 인선 배경으로 보다 젊은 연령대의 당직자, ·재선 국회의원 중용, 수도권 국회의원 당직 전면 배치, 당내 구성원이 맡아오던 관행을 깨고 여의도연구원장에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황교안 대표 체제는 탄핵 이후 대통령선거·지방선거에 잇달아 패배한 이후 보수정당의 마지막 명운을 걸고 치르는 20204월 총선에서 큰 선거 경험이 부족한 초·재선 의원 등을 중용(?)21대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황 대표의 정치 경력도 12개월에 불과한 초보 정치인이었다. 초선 국회의원인 사무총장도 총선이나 대선을 주도적으로 치른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보통 당 사무총장은 당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자리이다. 하지만 총선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무총장은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참여해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결국 초보 대표에 초선 사무총장이 학도병을 이끌고 나라의 명운이 걸린 낙동강전투를 진두지휘해 참패한 것이다.

물론 당시 총선 패배가 당직 임명 실패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과정에서 심각한 당내 갈등을 일으킨 것도 총선 패배에 한 몫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내년 총선을 1년 여 앞두고 출범한 김기현호가 황교안 체제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재선 사무총장과 더불어 초선으로 전략기획부총장·조직부총장·수석대변인을, 원외인사들로 대변인 진용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여의도연구원장도 초선 국회의원에게 맡겼다. 황교안 대표의 실패 사례가 전혀 교훈이 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직개편이 있을 수 있지만, 총선을 앞 두고 당직개편을 하다보면 적응하는 사이 선거가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총선은 정당들의 총력전이라고 할 수 있다. ‘총력전의 사전적 의미는 전체의 모든 힘을 기울여서 하는 전쟁. 또는 그런 경쟁이다. , 가용자원을 총 동원해 모든 것을 투입하는 전쟁이 총력전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대비하는 국민의힘은 총력전 대신 예선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중진들이 무능해 쓸만한 자원이 하나도 없는 것인지, 총선에서 패배하고 나면 비대위를 꾸릴 구원투수로 사용하기 위해 아껴두는 것인지 이해불가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대권주자 당대표 출마 불가론이 제기됐다.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내지 원내 1당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윤석열 정부가 5년 내내 식물정부로 전락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참 한가하다는 생각이다. ,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찬밥 더운밥 가릴 상황이 아니고,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권주자보다 존재감 없는 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총력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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