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요즘 아이들과 마트에 나가는 것이 주부들에게는 두렵다. 아이들이 “엄마, 과자 사줘”라는 말이라도 할까 두려워서 아이들을 데리고 마트에 가지 않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트에 들어서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것이 바로 과자 진열대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과자 한 봉지 쯤은 사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진열대로 향하지만 막상 진열대 앞에 서면 선뜩 집을 수 없게 된다.

우스개 소리로 ‘질소’를 사니 ‘과자’가 부록으로 따라왔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과대 포장에 과자는 아예 보이지가 않을 정도이다.
동대문에 사는 주부 김모씨(36)는 요즘 아이들에게 주는 간식거리를 아예 견과류로 바꿔 버렸다.
땅콩의 경우 1kg에 5천 원 정도이고, 바나나칩이나 해바라기씨 등도 이 정도 가격에 형성돼있다.
과자 가격과 비교해도 견과류가 오히려 가격이 싸다. 비록 아이들 입맛에 맞지는 않지만 한 두 번 먹다보면 아이들도 입맛이 변하게 된다. 때문에 요즘 아예 견과류로 바꿔 버렸다.
다른 주부들은 과자에서 과일로 바꾼 경우도 있다. 칠레산 포도나 캘리포니아산 오렌지의 경우 과자에 비해 턱없이 싼 가격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과자에서 과일로 대체한 경우가 많이 있다.
과자가 턱없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의 과자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12월 ‘에이스’를 16.7% 인상한 것을 비롯해 7개 제품 가격을 평균 8.7% 올렸다. 오리온은 지난 1월 ‘초코파이’(12개입) 가격을 20% 올리는 등 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농심이 ‘새우깡’(10%), ‘양파링’(8.3%) 등의 가격을 올렸다. 코카콜라 롯데칠성도 1월과 2월 콜라 사이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 이후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3월 들어 지난 28일까지 스낵(과자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2% 줄었다.
이마트의 스낵 매출은 1~2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9.5% 감소했다. 초코파이 등을 포함한 파이 매출은 1~2월 8.7% 감소했고 3월 들어서도 2.9% 떨어졌다.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 매출은 1~2월에는 21.8% 증가했으나 3월에는 4.2% 감소했다.
편의점에서도 과자 매출이 부진하다. 한 대형 편의점에서는 1월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해태제과 에이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7% 줄었다. 오리온 초코파이, 농심 양파링 매출도 1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8월 가격이 오른 우유도 매출이 감소세다. 이마트에서 우유 매출은 지난 1~2월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한 데 이어 3월 들어서도 3.3% 줄었다.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은 지난해 8월 원유 가격 연동제에 따라 농가에서 납품받는 원유값이 인상되자 우유 가격을 10%가량 올렸다.
주부들이 턱없이 비싸진 과자 가격으로 인해 지갑을 닫아 버린 것이다. 일부 주부들은 아예 제과기계를 구입, 집에서 직접 과자를 해먹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과자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과자 구입이 신중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과자 사줘”라는 말이 이제 무서워지는 그런 시대가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