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4’ MBC ‘미스코리아’ 드라마 돌풍이 심상찮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 두 드라마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열광하고 있다. 소위 복고 마케팅이 적중한 것이다.
이들의 시청률이 심상찮고 이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 하나하나가 이슈가 되고 있다. 방송가는 현재 1990년대 정확하게 콕 집어 말하자면 1997년 IMF에 주목하고 있다. 방송가는 왜 1997년 IMF를 주목하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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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추억으로 먹고 사는 동물이다. 아이러니하게 ‘가장 힘든 시절’을 추억하는 동물이 바로 ‘인간’이다. 가장 힘든 시절을 생각하면서 오늘의 삶을 조명하는 동물이 인간이다.
최근 우리 방송가는 1990년대를 주목하게 됐다. tvN ‘응답하라 1994’나 MBC ‘미스코리아’ 등이 바로 그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1980년대를 방송가는 주목했지만 이제 1990년대를 주목하게 된 것이다.
1990년대를 주목하게 된 것은 현재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이 30~40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1990년대 20대를 보낸 사람들이다. 이들은 1980년대를 보낸 40~50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상황은 우리 사회에서 특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우리 사회는 급격히 변화를 겪게 된다. 정치적 민주화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수직적 사회’에서 ‘수평적 사회’로 바뀌기 시작했다.
1980년대의 젊은 시절을 보낸 현재 40~50대는 운동권 세대이고 민주화를 외친 세대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수직적 사회’에 적응한 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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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에서 ‘민주화’를 외쳤지만 정작 조직은 ‘교조화’되면서 1인 카리스마 체제였다. 총학생회장의 말 한 마디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수직적 사회를 경험한 세대이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오면서 ‘민주화’ 바람에 적응하기 시작한 세대가 나타났다. 이들은 ‘X세대’라는 말을 들었다. ‘오렌지족’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1980년대 경제성장의 과실을 받았던 세대가 바로 이 세대이다. 기존의 세대와는 전혀 다른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1980년대 경제성장의 과실 속에서 과감하게 자신을 표출할 줄 알았고, 문화를 즐겼다. 또한 선배세대들이 이룩한 수평적 사회 속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한 세대이다.
90년대 주목하는 방송가
1990년대부터 1997년까지 각종 혜택을 많이 받던 세대이다. 하지만 1997년 IMF를 겪으면서 또 다른 고통을 느껴야 했던 세대이다. IMF로 인해 한국 경제는 무너졌고,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인생에 또 다른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비정규직 양산, 낮은 취업률, 높은 생활고 등으로 인해 1990년대 젊은이들은 그렇게 고통스런 30대를 맞이해야 했다. 팍팍한 삶을 살아가면서 1990년대 초반의 풍성한 사회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했다.
더욱이 1990년대 초반은 문화적으로도 풍성한 시기였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트로트 등으로 대변되는 우리 가요계가 1990년대 발라드가 유행하고, ‘서태지와 아이들’을 필두로 아이돌그룹이 탄생하게 됐다. 1990년대 음반은 기본이 1천만장이 판매될 정도로 문화계는 융성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현재 사회의 일원이 된 30~40대는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그때는 그렇게 잘나갔지”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지금의 현실과 과거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그때를 추억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20대의 생활과 현재 30~40대의 생활을 비교하면서 과거를 추억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IMF 이후 비정규직 양산 등으로 인해 사회는 더욱 힘들어졌다. 하루하루 먹고 살아가기 힘들 정도가 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런 고민 없이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표출했던 20대에 대해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지사.
방송가가 복고 마케팅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실질적 소비를 할 수 있는 계층이 현재 30~40대라는 것. 이들은 현재 경제생활을 하면서 경제적 여유가 다른 세대에 비해 조금 낫다는 것이다.
현재 20대는 취업 때문에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다. 40~50대는 아이들 교육 문제 혹은 은퇴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삶의 여유가 없다.
반면 30~40대는 아직 아이들 교육 문제에 대해 큰 고민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다른 세대에 비해 조금 나은 편이다. 때문에 실질적 소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세대가 30~40대라고 할 수 있다.
30~40대는 ‘응사’와 ‘미스코리아’를 보면서 공감을 하고 있다. ‘응사’를 통해 20대의 사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미스코리아’를 시청하면서 ‘비정규직’의 애환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성공’에 대한 장밋빛 희망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응사’와 ‘미스코리아’에 열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함혜숙 기자
abc@abckr.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