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이냐 킹메이커냐, 잠룡들 ‘기지개’ 본격화
이재오 장관의 대선관련 행보가 드디어 시작됐다. 문제는 바라는 바가 ‘킹’인지 ‘킹메이커’인지의 부분만 남은 것이다. 이 장관의 행보에 따라 다른 잠룡들의 움직임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중 이명박 대통령에게 장관직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장관의 장관직 사의는 한나라당으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차기 잠룡이면서 친이계 구심점 역할을 해온 이재오 장관의 당 복귀는 벌써부터 이런 저런 분석을 낳게 한다.
무엇보다, 7·4 전당대회를 계기로 친박계가 급부상한 당 역학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또 다시 계파 갈등이 고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계파 갈등이 생기면 보나마나 또다시 친박계가 이 장관을 물고늘어질 게 뻔한 상황에서 이 장관이 드러내놓고 시끄러운 계파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7·4 전당대회를 통해 관리형 지도부가 들어선 만큼 이제는 심판이 아닌 선수로서 자유롭게 기량을 발휘할 기회를 맞은 이 장관이 거친 '플레이'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때문에, 이 장관이 그 동안 해온 서민행보를 계속 이어가는 것은 물론, 인간 이재오의 진면목을 드러내면서 민심을 얻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아닌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등 다른 잠룡들과 조용히 의견을 나누며 연대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장관이 '킹메이커'가 될 지 아니면 본인이 직접 '킹'이 될 지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근혜 전 대표는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지지율이 제일 높은 박근혜 전 대표도 말하지 않는데 혼자 나서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된다"며 한 동안 침묵을 유지할 태세다. 정몽준 전 대표도 간간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지만 큰 소리는 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조용한 분위기에 이 장관이 끼어들면 다소 변화가 일어날 게 뻔하다.
하지만, 이 장관이 '떠벌이'식으로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이 장관도 시끄럽지 않은 분위기는 유지하면서 당 내 잠룡들의 움직임을 촉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효정 기자
nik3@abckr.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