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지하철 출근길 단상과 함께 여의도 정치에 일침
이재오 특임장관의 지하철 출근이 연일 화제다. 이 장관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시민들의 애환과 삶의 모습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다. 이름하여 지하철 정치다. 그가 트위터에 올린 내용을 발췌해 지하철 정치의 한 부분을 들여다본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잠룡으로 분류된 이 장관의 행보에 지하철은 무엇을 보여주는지 궁금해서다.
<6월24일> 신문 펼칠 공간도 없을 정도로 만원이다. 젊은 부부가 홍제역에서 승차하면서 나를 힐끗 보면서 뭔가 말을 하려다가 그만둔다..내가 내릴 때 문 앞을 비켜주면서 작은 소리로 “힘내세요” 웃음으로 답했다. 힘을 낼 사람들이 많다. 지하철은 언제나 정이 있어 좋다.
<6월23일> 아침 6시7분차는 일 나가는 분들이 많다. 오랜만에 같은 차를 탄 젊은 아주머니가 전에는 친구 분과 둘이서 밝은 표정이었는데 오늘은 표정이 어둡고 혼자였다. “왜 혼자 타셨어요?” “일거리가 떨어져서요 일거리 좀 구해주세요” 그 아주머니의 밝은 표정이 보고 싶다.
<6월22일> 장관님은 검찰의 저축은행 조사 중간발표를 믿습니까? 중간발표라고 하지 않습니까? 내 답이 공허했다. 아저씨 얼굴이 어둡다 “검찰이 뭔가 큰 것을 숨기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구속자들 입만 쳐다보는 것은 아닙니까?” 재차 묻는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알고 묻는 것 같았다.
<6월21일> 출근시간 지하철 풍경은 시간대 별로 다르다. 제일 복잡한 시간은 8시 전후다. 젊은 사람들은 거의100% 이어폰 꼽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그 다음은 무가지보고 그 다음은 졸고 복잡할 때는 서있기도 어렵다. 모두 자기 삶에 여념이 없다. 지하철은 꽉 차야 맛이 난다.
<6월20일> 요즈음은 동네에서 아침 운동을 하고 지하철을 타니까 손님들이 많아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사람은 역시 한데 어울려 살아야 한다. 서로 간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함께 어울려야한다. 고위공직자일수록 대중과 가까이 해야 한다.
<6월17일> 지하철역 입구에 젊은 분이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을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판다. 매일 만나지만 언제나 진지하다. 땀을 흘리면서 토스트를 만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본인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그러나 고난의 삶은 오래가지 않는다.
<6월16일> 7시30분 지하철은 언제나 붐빈다. 일산에서 탄 젊은 분이 자기 딸을 소개하면서 이 분이 지하철 장관이다 하면서 인사소개를 시켰다. 수서까지 가는데 지하철이 좋다면서, “장관님 힘내세요” 하면서 밝게 웃었다.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지난 23일, 지하철 단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이 장관은 "허참 황당하네. 하루종일 섬(여의도)을 들쑤셔놓고, 또한 여러 사람 들쑤셔놓고, 결론은 헛소문이다. 섬에서 떠도는 소문은 항상 그러하다. 누가 그러는지, 섬사람들은 그렇게도 할 일이 없는가.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 장난이 심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자신이 이번 7·4 전당대회에서 누구를 밀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한 심경을 표현했다.
전용상 기자
chuny98@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