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일색 속 자기반성은 실종'이라는 비난 받아
[뉴스엔뷰] 대선 패배 이후 계파 갈등으로 내홍을 거듭하던 국민의힘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국회의원의 광복절 특별사면을 계기로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비판의 수위에 비해 정작 스스로에 대한 성찰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지도부는 사면에 항의한다며 광복절 ‘국민임명식’ 행사에 집단 불참했고, 당대표 경선에 나선 주자들 역시 이견 없이 여권을 향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 내부 분열로 서로를 공격하던 이들이 조국 사면 문제 앞에서는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는 모양새다.
김문수 후보는 “국민을 무시한 조국 사면은 이재명 정권 몰락의 서막”이라고 주장했고, 장동혁 후보 역시 “입시비리자를 사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가세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번 결정을 “취임 후 가장 잘못한 일”이라며 경축식 행사장에서 ‘사면 반대’ 플래카드 시위를 벌였고, 조경태 후보 또한 “이 대통령의 최악의 실책”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이 같은 일제 비판은 조국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의 분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8월 2주차)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조 전 대표 사면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 전 대표 사면에 대해 찬성 43%, 반대 48%로 국민 여론 역시 팽팽히 갈린다. 국민 통합이라는 과제 앞에서 사면의 명분을 묻기보다는, 이를 반사이익의 기회로만 삼는 정당정치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했으나,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은 당의 노력보다는 반사효과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내 관계자조차 “우리가 잘해서라기보다 반사이익일 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국민의힘이 잠시 ‘통합된 목소리’를 낸 계기가 되었을 뿐, 근본적인 혁신이나 국민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조국·윤미향 사면 비판은 필요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무너진 민심을 다시 세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사면을 계기로 목소리를 높이는 대신, 국민의힘 스스로가 국민을 실망시킨 지난 정치 행태에 대한 진지한 반성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