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후 최대 위기 ‘국힘’, 구세주는 ‘인적 청산’?
8년 만에 또다시 국민의힘 중진 두 권씨 축출 진행
박근혜 탄핵 후 친이·친박 ‘제명’...이번에는 ‘친윤’?
안철수 위원장, “내부 문제로 사퇴”…당대표 출마 선언

[뉴스엔뷰] 국민의힘이 8년 만에 또다시 대통령 탄핵 사태로 정권을 잃자, 수면 아래서 기회를 보던 세력들이 당의 쇄신용 카드로 인적 청산을 내세우며 떠오르고 있다.

이는 지난 3년간 친윤계가 국민의힘을 이끌면서 총선 참패와 대통령 탄핵 사태 등 사실상 당을 붕괴시켰기 때문이다. 즉 사필귀정이란 말이 나온다.

더구나 국민의힘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서고 있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3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3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보수성향의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7월 첫째 주(1~3)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에게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더불어민주당 46%, 국민의힘 22%,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각각 3%, 진보당 1%, 이외 정당/단체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23%로 나타났다.

성향별로는 진보층의 77%가 더불어민주당, 보수층에서는 53%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결과를 보면 보수층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중도층에서도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13%,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6%, 중도층의 지지층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즉 대선 후 여야의 큰 격차 구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는 정치권 관계자의 말이다.

앞서 보수성향의 리얼미터가 역시 보수성향의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630일부터 7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이 53.8%로 과반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국민의힘은 28.8%였다. 수치상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의 절반 정도에 미치며 큰 격차를 보여,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 국민의힘에게는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민주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62.1%잘함’(‘매우 잘하고 있다’ 51.7%, ‘잘하는 편이다’ 10.4%)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부정 평가는 31.4%(매우 잘못하고 있다’ 23.6%, ‘잘못하는 편이다’ 7.8%), 잘 모르겠다6.5%였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도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가 53.9%로 과반에 이르는 등 전국에서 긍정 평가가 과반으로 조사되어 국민의힘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또한 그와 함께 친 한동훈계의 행보가 심상찮다. ‘이참에 국민의힘을 손아귀에 넣겠다는 냄새도 솔솔난다.

8·15 직후 개최 예정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친한계 측이 친윤계 중심의 당내 구조 변화를 위해 인적 청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친한계 조경태 국회의원(6, 부산 사하구을)은 최근 청년·중도 지지층 확장을 위해 인적쇄신위원회 설치 및 공천 시스템 변화 등을 개혁안으로 내세웠다.

인적쇄신위원회 설치는 친윤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친한계인 우재준 의원은 지난 3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은 이제 인적 쇄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라며 구체적으로 안철수 위원장께서 꼭 혁신안으로 담아야 하실 것 중에 하나가 중진 선배들의 차기 총선 불출마 정도는 담아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반성이라는 것을 우리가 설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물론 안철수 혁신위원장은 내부의 문제를 들어 사퇴의사를 밝히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현재 무주공산 정도로 와해돼 가는 당을 안철수를 앞세우는 측에서 접수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도 3CBS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잘못 모신 분들 지금 누구 하나라도 차기 총선 불출마하겠다, 잘못했다 들어보셨느냐라며 그분들이 당을 장악하고, 원내대표 경선 때도 결집하고, 본인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몸부림을 친다라고 비판했다.

,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세워 등에 업고 호가호위를 누렸던 친윤의 핵심 권성동 의원과 권영세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이들 두 권씨가 2선 후퇴를 할 경우 당은 친 한동훈을 표방했던 자신들이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의중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 의원은 혁신에는 제일 중요한 게 인적 쇄신이라며 지금까지 당을 어렵게 만든 친윤 핵심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어필을 해야 국민들이 저 사람들 좀 바뀌었네이렇게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책임 있는 분들이 사과하고 2선으로 물러나고 당직 안 맡겠다고 하면 공간이 열리잖나라면서 그런데 저 사람들이 지금 하겠다고 계속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의 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고, 친한계가 인적 쇄신 목소리를 높이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에도 쇄신 첫 단계로 인적 청산에 나선 바 있다.

20171월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공천 파동 책임을 들어 이한구 전 국회의원, 비리 등에 연루된 전직 의원 3(박희태, 이병석, 현기환)을 제명했다.

이 가운데 박희태 전 의원은 국회의장과 당대표를 지낸 인물이고, 이병석 전 의원도 국회부의장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들이다.

이들 두 사람은 모두 친이명박계 핵심 인물들이었다. 현기환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친박근혜계 핵심 인물이었다.

당시 포스코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이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사전에 자진 탈당해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계 핵심 3인방(서청원, 최경환, 윤상현)의 자진 탈당을 압박하기 위해 이한구 전 위원장 등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의 가장 큰 화두는 인적 청산이었던 셈이다. 8년이 지나 또다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몰린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친윤계를 희생양으로 인적 쇄신에 나서며 친한계가 당을 장악할지 안철수 측은 무엇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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