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제21대 대통령선거의 사전투표 둘째 날인 30일 오전 11시 기준, 전국 누적 투표율이 24.55%로 집계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 동시간대 투표율(23.36%)보다 1.19%포인트, 2024년 총선(20.51%)보다 4.04%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국 유권자 4439만여 명 중 약 1089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전투표 제도가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도입된 2014년 이후 최고 기록으로, 정치적 분열이 심화된 현재의 정국에서 유권자들이 얼마나 높은 참여 의지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43.04%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전북(40.14%), 광주(38.91%)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대구(17.2%)와 부산(21.25%), 경북(21.68%) 등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이번 선거에 대한 지역별 기대감과 정권 향배에 따른 이해관계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동훈 국민의힘 후보 간 치열한 접전 양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전투표율이 본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검정고시 출신 유권자들을 향한 감성적 메시지로 소외계층 공략에 나섰고, 한동훈 후보 측은 사전투표 독려 메시지를 통해 젊은 층과 수도권 민심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높은 사전투표율은 양 후보 모두에게 기회이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의 정수진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은 단순히 정치 관심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현 정권에 대한 평가 내지 다음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겹친 결과”라며 “특히 젊은 세대의 표심이 결집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함의가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고려대 선거연구소의 박진호 연구위원은 “이번 사전투표는 사실상 현 정치권 전체에 대한 실망과 반감이 표출되는 통로로도 볼 수 있다”며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닌 후보 중심 투표가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