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의 양보 없는 관세 인상 맞대응
중, 관세 폭탄 맞은 동남아 국가들과의 연합전선 모색
'탄핵' 요구 빗발치는 힘 빠진 트럼프, 본격 협상은 차기 정권에서

[뉴스엔뷰] 전 세계에 상호 관세를 선포하며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는 미국이 동맹국과는 90일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우선 협상에 들어간 반면, 지난 트럼프 정부 1기에 이어 트럼프 2기 정부도 중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미중 갈등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뉴욕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화면에 지난10일(현지시각) S&P 500 가격이 표시돼 있다. 중국은 11일 미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일부터 84%에서 125%로 올린다고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뉴욕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화면에 지난10일(현지시각) S&P 500 가격이 표시돼 있다. 중국은 11일 미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일부터 84%에서 125%로 올린다고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펜타닐 문제와 비관세 장벽을 이유로 중국에 두 차례에 걸쳐 총 20%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 2일 상호 관세 조치를 통해 중국에 추가로 34% 관세를 매겼다. 중국이 이에 미국에 대해 똑같이 34% 관세를 부과하자, 지난 8일 50%의 관세를 더 부과해 중국의 관세를 104%까지 올렸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84%에서 125%로 인상했으며, 미국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무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입체적인 對중 경제 압박…입항 수수료 부과,  AI 반도체 수출 통제

 
금융시장의 불안 또 미국 안팎계 반발이 워낙 크다 보니까 당분간은 중국을 집중적으로 타깃 압박을 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미국은 중국에만 입항 수수료를  부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나라 해운사라도 그 선박이 중국 조선소에서 만들어 진 것이면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5위권 주요 해운사들은 현재 약 20% 정도의 중국산 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중국 선박 구매를 기피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또한 미국은 천연가스 수출 시 자국의 선박 이용을 강제 하고, 그 비율을 앞으로 20년 동안 15%까지 올리도록 한 조항도 포함되었다. 

한편, 미국은 엔비디아의 AI 반도재 수출 통제까지 좀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H20이라는 기술 수준이 낮은 반도체 칩도 사실상 이번 수술 금지 대상에 포함을 시켰다. 딥시크 쇼크 같은 것을 아예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러한 중국에 대한 경제 압박은 직접적인 관세율 인상과 더불어 다른 국가들과의 차별성으로 분리시킨 다음 고립을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은 베트남을 만날 예정이고, 일본은 줄의 맨 앞에 있다. 한국·인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는데, 이는  미국이 벌이는 관세 전쟁의 표적이 중국으로 좁혀졌음을 분명히 하는 한편 한국·일본·베트남 등 중국의 이웃 국가들과 관세 협상을 한 뒤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공동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 관세 폭탄 맞은 국가들과의 연합 전선 구축 시도


중국이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에 맞서 자국 경제 보호 및 외교적 연대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베트남을 국빈 방문하여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에 대응하는 전략적 연대를 강조했다. 이번 방문에서 시 주석은 럼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와 만나 45건의 협력 협정을 체결하며 양국 간 경제 및 외교 협력을 심화시켰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 주석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지난 14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 주석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지난 14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46%의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은 다자간 무역 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협력을 재확인했다 .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패권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하며, 다자주의를 통해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베트남은 브릭스(BRICS) 그룹과의 파트너십 가능성을 논의하며 국제적 연대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철도 개발, 공급망 강화, 핵심 광물 분야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약속했다 .​

시 주석은 하노이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무역전쟁의 승자는 없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중국이 아시아의 안정과 확실성의 기둥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 또한, 베트남 농산물의 중국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번 방문은 시 주석의 2025년 첫 해외 순방으로, 베트남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를 차례로 방문하며 동남아시아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아세안(ASEAN)과의 자유무역협정 확대를 논의하며,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이번 시진핑 주석의 베트남 방문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여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의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지역 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또한 중국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을 중국에 잇따라 초청하고 있는데, 트럼프행 정부 실력자인 일론 머스크에 이어서 애플 최고경자 팀도 최근 상하를 방문 했고, 지난 17일에는미국의 조치로 큰 타격을 입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베이징에 초대되었다. 이는 '미국 기업도 對중국 관세 보복의 큰 피해자'라는 사실을 각인 시키기 위함이 아니냐는 견해가 크다. 

주식 폭락, 내수 경제 불안...트럼프 관세 드라이브 제동 걸릴까 

상호 관세 폭탄은 미국 본토에도 떨어졌다. 최근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경기 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록은 "자발적 무역 재설정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90%로 평가하며, 소규모 기업들이 관세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다. 또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센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의 동시 발생 가능성을 65%로 예상하며, 연방준비제도의 완화적인 정책을 비판했다. 

또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최대 145%의 관세 부과로 인해, 월마트와 타겟 등 주요 소매업체들은 수입 비용 증가로 인해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일상용품의 가격 상승을 체감하고 있으며, 일부 저가 제품은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은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일리 그룹의 CEO 하비 슈워츠는 "무역 갈등의 지속은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제약하고, 경제 활동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보잉 항공기 반환 및 DHL의 미국행 배송 중단 등 실질적인 공급망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

관세로 인해 원자재 및 부품 비용이 상승하면서, 중소기업과 제조업체들은 생산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은 투자를 축소하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로이터가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2025년 경제 성장률 전망은 1.4%로 하향 조정되었으며, 경기 침체 가능성은 45%로 상승했. 또한,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인 2%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업률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무역 정책의 재조정과 국제 협력을 통한 긴장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안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보호무역주의의 재검토와 글로벌 공급망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없이 맞딱트린 관세 협상 테이블 

김재연 진보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미국 출국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재연 진보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미국 출국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 2+2 통상 협의'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출국했다. 통상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한미 재무장관이 양자 회담을 통해 외환·금융 현안을 논의하지만, 이번엔  무역·통상 이슈를 포괄하는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상에서는 관세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관세 협상에 주둔 미군 비용 분담을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혀, 한국 측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상호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준비 부족과 전략 부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한덕수 총리가 본인의 성과물로 만들기 위해 미국 측의 일방적인 요구에 밀려 불리한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에 대한 강도높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또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자국의 이익을 해칠 경우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한국이 미중 간의 갈등에 또다시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4.4%를 넘어서는 등 금융 시장이 크게 흔들리며 미국이 오히려 급한 처지가 됐다. 실제로 우선협상 대상국인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14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서두르면 일을 그르친다”며 “얼른 타협하고 빨리 협상을 마무리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미국의 정세를 면밀히 살피려는 움직임이다. 

많은 미국 국민들이 상호 관세, 이민 정책 등을 '실패한 정책'으로 여기면서 '대통령 탄핵'을 앞세운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트럼프 정부는 가파른 레임덕 현상으로 몰리게 될 여지가 크다. 국민의 지지를 잃은 정부와 한 달 밖에 남지 정부와의 협상은 무의미하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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