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윤 대통령, 내란죄와 외환죄 가볍지 않다는 게 국민들의 생각”

[뉴스엔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야구 역사상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요기 베라의 명언이다. 그는 메츠 감독 시절인 1973년 시카고 컵스에서 9.5게임차로 뒤진 상황으로 지구 최하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때 한 기자가 이번 시즌은 여기서 끝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고, 당시 메츠는 컵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민국에서도 두 사람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형국이다. 사활이 걸려 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이 14일 가결됐다.   사진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이 14일 가결됐다.   사진 / 뉴시스

바로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정국을 뒤흔들고, 말 그대로 나라를 비상사태로 만들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기다리는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그중 하나이고,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는 평을 받는 공직선거법 2심 재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나머지 하나이다.

, 탄핵 심판 vs. 선거법 2심 재판을 놓고 시간과의 불꽃 튀기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2심 재판 선고 전에 대통령직에서 파면될 경우 이 대표의 대선 출마 장애물은 사실상 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친여 성향의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장래 대통령감을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7%로 오차범위 밖에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한동훈·홍준표 각각 5%였고, 조국 3%, 오세훈·김문수·이준석·유승민 각각 2%, 안철수·우원식 각각 1%로 나타났다.

다만, 이 조사 결과는 현재 전국적 지명도나 대중적 인기, 조사 시점 이슈가 반영된 지표로 봐야 한다는 게 갤럽 측 설명이다.

, 다음 대선 출마 전제 질문이 아니고, 자유응답 특성상 유권자가 주목하는 인물 누구나 언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갤럽 측은 이재명 선호도 37%202110월 이후 최고치라며 현 정부 출범 후 여권에서 가장 주목받아 온 한동훈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던 올해 3월 선호도 24%에 달했으나, 총선 후 줄곧 10%대에 머물다 탄핵안 가결·당대표 사퇴 후 5%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48%로 가장 높았다. 한동훈(8%), 홍준표(7%), 오세훈(5.7%), 김동연(5.7%)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1강 체제를 유지 중인 이재명 대표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인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는 크리스티안 데이비스, 송정아 기자의 1218일 자 기사에서 명지대학교 신율 교수의 발언을 보도했다.

신 교수는 “(이재명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대통령직에 취임할 수 없게 되므로 빠르게 대통령직을 확보하려는 경주를 벌일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5월 이전에 판결을 내리면 그의 차기 대통령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이낸셜타임스는 법적 문제를 해결하면 이재명 대표가 보수 진영 후보나 다른 왼쪽 성향 후보에게 패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 많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재명 대표의 대권 가도에 유일한 장애물은 2심 재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15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은 16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이내에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의 2심은 규정대로라면 내년 215일 이내에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1심 재판과 같이 유죄로 선고될 경우 대선 출마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국민의힘이 연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신속한 재판을 압박하고 나선 이유도 이 같은 시간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신속한 대통령 파면 절차 집행을 촉구하자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정작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는 대북송금 사건에 대하여 법관 기피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지난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지만, 변호인 선임도 하지 않았다. 소송기록 접수 통지서도 받지 않고 있다라며 이재명 대표는 재판부의 신속한 판결을 위해 조속히 이중 잣대를 거두고 당당하게 재판에 임하라고 공격했다.

앞서 서울대 법대출신으로 동부지검 부장검사를 지내고 이번 정권에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소송기록접수 통지서를 수령하라고 이재명 대표를 압박했다.

주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대선의 공직선거법 사건은 모두 확정됐고, 이제 이재명 대표 사건 딱 한 건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법대로 3개월 안에 2심이 선고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항소심 소송기록 접수 통지서를 받지 않자, 법원이 집행관 송달을 통해 통지를 마쳤다.

형사소송법은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바로 항소가 기각된다.

결국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은 그대로 진행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심판도 지연 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헌재는 27일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변론준비기일은 주심재판관과 수명법관이 윤 대통령 측과 국회가 함께 쟁점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변론 계획을 수립하는 절차이다.

그러나 송달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절차가 제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탄핵 소추의결서가 송달되지 않으면 변론준비기일을 열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의 경우 헌재가 기각할 경우 바로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되며, 헌재가 인용할 경우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며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이런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론이 가급적 빨리 나야 한다는 국민들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헌재 탄핵 심판에 대해 가급적 빨리 결정해야 한다’ 68%,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결정해야 한다’ 30%였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돼 파면될 것으로 예측하는 응답률은 73%, 기각돼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21%였다.

이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심판과 재판을 앞 둔 가운데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탄핵 가결과 이에 대한 헌재의 심판과는 별개로 내란죄와 외환을 범한 혐의에 대한 죄는 가볍지 않다는 게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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