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영수회담, 대통령은 국민의 꾸중을 아나?

[뉴스엔뷰]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20244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130분간 차담 형태로 첫 영수회담을 가졌다.

이 대표는 지난 30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영수회담에서 15분 동안 모두발언을 통해 4·10 총선민심을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이라며 "자신의 말이 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을 거"라면서도 "이번 총선에 나타난 국민 뜻이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비판적인 방송에 대해서 중징계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보도 이유로 기자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매우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혹시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가 잡혀가는 거 아닐까 이런 걱정들을 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평가받던 우리 대한민국에 새해서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한다"면서 남북관계를 보면 소위 말 폭탄이 진짜 폭탄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회를 통과한 법안을 두고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해병대 채 상병 특검''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수용하라"며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며 정중하게 요청 드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159명의 국민이 영문도 모르고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와 채 해병 순직 사건 진상을 밝혀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채 해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수용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이 대표는 또 김건희 여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민생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 회복 조치를 적극 검토해 달라""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 같은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주요 과제이고, 연금개혁은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인데, 참으로 어려운 과제"라며 "민주당도 적극 협조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어 한반도 정세와 대일 관계 관련 '국익중심 실용외교' 전환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치라고 하는 건 추한 전쟁이 아니라 아름다운 경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면 좋겠다면서 "상대를 죽이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좋은 말씀 감사하고, 또 평소에 우리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저희가 예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진행된 이번 회담은 다양한 국정 전반에 걸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하며 기대했지만 결과는 약 2시간 동안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을 하고 앞으로 소통은 이어가기로 해 향후 협치의 방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국 이번 만남은 이재명 대표의 모두발언을 통해 총선패배에 대한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꾸중만 듣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확인된 국민 대다수의 요구사항인 고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문제 등을 포함한 주변 문제의 깨끗한 해결 등에 대한 요구는 물론, 긴급 민생회복 지원금(125만원) 수용에 대한 요구에 대해서 이렇다 할 답변이 없었다.

또한 대통령취임 720일 만에 성사된 영수회담과정 전반에서 의전도, 형식도, 내용도, 없는 무계획, 무원칙 무대책, 무성의로 일관한 엉망진창인 대통령실의 민낯이 국민 앞에 확인된 정치적 쇼에 그치고 말았다.

정치를 모르는 대통령이 정치를 안 하는 사이 대한민국은 경제에서 먼저 그 시그널이 나타났다. GDP가 멕시코에도 역전 당했고 3년 후에는 인도네시아에도 추월당할 위기에 놓여있는 현재가 그것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총선에서 화난 민심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나마 정치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려고 회담을 제안했다.

하지만 결국 스스로 그 기회를 걷어차 버리고 영수회담의 의미를 살리지 못한 결과를 확인 시켜줬다.

이는 정치에 대한 무지가 빚은 참극이며 총선으로 이반되었던 민심을 회복시켜줄 국민적 화해와 소통의 터널 끝에서 스스로 문을 닫아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향후 거대 야당으로부터 정치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묻는 여러 장의 강력한고지서가 날아들 것이다.

이는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대통령 스스로 깨우쳐야 할 것이란 충정이다.

민심을 받드는 마지막 카드일 수 있었던 영수회담이 무위로 끝난 이 상황에 무늬만 있는 협치는 지우고 남은 기간을 제대로 국민과 국가, 민족의 앞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다.

칼럼니스트 배상익 대기자
칼럼니스트 배상익 대기자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