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 끝난 정치권, 갈라치기의 시대…이간계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여 박영선-야 주호영 거론
홍준표는 한동훈 때리기…민 “윤·한 사이 이간계”

[뉴스엔뷰] 4월 총선이 끝난 정치권은 갈라치기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병법서 삼십육계의 제33계가 반간(反間)이다. 이는 상대방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적을 속이거나 이간질해 내부 갈등을 부추기는 계책으로, ‘이간(離間)라고도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실에서도 반간계는 두루두루 쓰이는 계책이다. 정치, 경제, 외교, 국방 등등 안 쓰이는 곳이 거의 없다.

반간계 관련 특히, 한나라 유방은 항우와 대결할 때 이 계책을 사용했다. 유방은 헛소문을 퍼뜨려 항우가 책사인 범증을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이에 범증은 항우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고, 항우는 이후 서서히 열세에 몰리게 됐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요즘 정치권에서 벌이고 있는 갈라치기 논란도 이간계이다. 대표적으로 대통령실의 박영선 국무총리카드 검토, 더불어민주당의 주호영 국무총리카드 거론, 홍준표 대구시장의 한동훈 때리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있다.

특히, 4.10 총선 참패 후 나온 대통령실발 박영선 총리카드는 민주당 내부를 혼란과 혼돈에 빠트리기에 충분하게 작용했다.

박 전 중기부 장관이 친문계 인사라는 점에서 민주당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공천 갈등으로 소원해진 친명·친문 관계를 다시 악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우리는 모두 천국을 향해 가고자 했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반대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시절은 지금과 너무 흡사하게, 일부 목청 높은 권위자들은 그 시대를 논할 때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양극단의 형태로만 그 시대를 평가하려 들었다며 양극단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 정치권의 행태를 에둘러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너무도 중요한 시기여서 협치가 긴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무총리 카드에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물론,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 부부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식사 등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내용이다.

과거 박 전 장관과 김 여사간의 인연이 새롭게 부각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꼭 이간계라고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오기도 하는 상황이다.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야당 파괴 공작이라며 불쾌한 입장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오히려 이재오 국무총리’(박지원 당선인)주호영 국무총리카드를 던지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만약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홍준표 빼내 가서 민주당 상임고문 시키겠다면 OK하겠는가?”라며 한동훈은 여당파괴공작이라고 길길이 날뛰지 않겠는가?”라고 적었다.

박지원 당선인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무총리에 김한길-비서실장에 장제원 의원을 추천한 것과 관련해 민심이 변심한 사람들을 심판했는데, 과연 국회에서 인준될지 의심스럽다면서 오히려 국무총리 카드로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거론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주호영 국무총리 카드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이 비윤계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에는 그나마 긍정적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23CBS 라디오에 출연해 “(주호영 의원은) 유연하고 정치력도 있는 분이라며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주호영 총리설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로 주 의원은 다른 국민의힘 의원보다는 훨씬 소통에 능하다고는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일부에서 주호영 총리 카드에 상당히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주 의원이 지난 4.10 총선 전에 공천 배제 시 옆 지역구에 무소속 출마까지 준비하고, 기존 지역구에는 이준석 대구 출마 시 조직 지원 의사도 교환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찌라시가 돌기도 했다.

더구나 이 찌라시에는 민주당 비명계 모 중진의원이 주호영 총리 카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 시 만만한 대통령 권한대행감이기에 보기 좋은 먹잇감으로 거론하는 것도 있다고 언급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용산에서 이 같은 찌라시 내용을 보았다면 결코 민주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무총리를 임명하지 않을 것임은 명약관화하다고도 볼 수 있으나, 이 찌라시 역시 반간계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여권에서는 국무총리로 민주당 측 인사인 박영선 카드를, 야권인 민주당에서는 주호영 카드를 던지면서 여야의 총리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에 돌입한 형국이다.

지난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가 자유선진당 심대평 국무총리 카드를 던지고, 이회창 총재가 거부하면서 당이 사분오열된 사례가 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에서 국무총리 인선 문제를 어떻게 결론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총리 인선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190석에 가까운 야권의 동의 없이는 임명이 어렵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국무총리 임명은 사실상 불가능 할 수도 있다.

물론 꼭 그렇지는 않지만, 결국 차기 국무총리는 이재명 대표가 임명하는 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한동훈 때리기도 대표적인 이간계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한 전 비대위원장을 공격하면서 윤석열·한동훈 갈라치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대구시당 측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홍 시장의 한동훈 비판은) 윤석열·한동훈 사이 이간계로 파고드는 대권놀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당은 이번 총선 결과는 홍 시장 말대로 정부 여당에 명줄만 붙여 놓았는데 이 와중에도 교묘하게 이간계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간계가 혓바닥 몇 마디로 상대를 제압하는 제일 쉽고 빠른 계책이다. 이간계를 쓴 정치인이 잘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현재 정치권의 상황은 야당 갈라치기용이든, 만만한 대통령 권한대행 감이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간계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어느 쪽이 상당한 이익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29일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한 가운데

원만한 당 운영을 했던 황 전 대표의 역량이 이간계에 어떻게 작용할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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