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ㆍ한ㆍ홍’ 갈등, 결론은 ‘당권·대권’
윤석열·한동훈 ‘당권’-한동훈·홍준표 ‘대권’
민주, 이재명 사법리스크 해결 따라 ‘성패’

[뉴스엔뷰] 4.10 총선이 야권의 압승으로 끝났다.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4년간 의회 권력은 더불어민주당이 갖게 됐다.

하지만 의회 권력을 잃은 여당 내의 권력 다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윤석열정부 3인방, 이른바 ··권력 갈등이 제22대 총선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윤한홍은 윤핵관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홍준표 대구시장’ 3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해 11월 7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해 11월 7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

이들 3인의 권력 관계는 서로 물리고, 물려있는 상황이다.

당초 정치 초보인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집권 여당의 당대표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원 때문이었다.

다만 공천 시간이 다가오면서 윤-한 두 사람간 불협화음이 관측되고, 급기야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속도로 관계가 악화됐다.

결국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봉합의 모양새는 갖추어졌으나, 언제든 윤-한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는 예상이 주류였다.

이러한 상황인식 때문인지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당선 의석을 110석 정도를 희망하고 있다는 찌라시가 돌기도 했다.

100석 이하로 당선되면 탄핵이나 개헌을 저지하지 못하고, 130석 이상 당선되면 한동훈 체제가 공고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제21대 국회와 비슷한 상황인 110석 정도를 얻게 되면, 대통령 거부권으로 야권의 입법 독주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일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사퇴를 할 경우 새로운 당대표로 친윤계를 내세워 당을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찌라시가 사실에 근접한다면 두 사람 간 관계를 이보다 더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상황은 한동훈 위원장에게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6월 말이나 7월 초 예상되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 대표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1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의 44.7%가 한동훈 전 위원장을 선택했다.

이어 나경원 18.9%, 안철수 9.4%, 유승민 5.1% 순이었다.

여당 총선 패배 책임이 누구에게 더 크게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대부분이 총선 패배 책임자로 윤 대통령을 꼽았다.

응답자 68.0%가 윤 대통령을 선택했고, 10.0%가 한 전 위원장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14일 전국 성인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무선·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8%였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것도 한동훈 조기 등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국회 헌정기념관 인근 담에 화환이 줄줄이 늘어나고 있는데,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아오세요’, ‘한동훈 비대위원장님 사랑합니다’, ‘우리의 희망 한동훈 보고싶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해 화환쇼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감싸고, 한동훈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인사가 있다. 바로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차피 가야할 사람들은 미련없이 보내고 남은 사람들만이라도 뭉쳐야 한다고 썼다.

사실상 한동훈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3일에는 페이스북에 여당이 총선 패하면 당연히 그 여당 지도부 탓이지 그걸 회피하려고 대통령 탓을 한다면 대통령만 질책의 대상이 되고 여당 지도부는 책임회피를 하게 되는데라면서 총선 참패의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한동훈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에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홍 시장은 윤대통령이야 우리당에 들어와 정권교체도 해주고 지방선거도 대승하게 해 주었지만, 도대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겁니까?”라며 출발부터 잘못된 겁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홍 시장의 한동훈 직격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도 차기 대권 경쟁을 앞두고 두 사람 간 권력 투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하에서 그것(보수 측 인사 조사, 구속)을 주도한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들인 것 자체가 배알도 없는 정당이고 집단입니다.”라고 쓰면서 한 전 위원장을 비난하면서도 윤 대통령은 감쌌기 때문이다.

4.10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지난 16일 만찬 회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홍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손 잡고 대권 경쟁자인 반 한동훈기조를 이어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관측이다.

이날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차기 비서실장 후보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확인 된 바에 따르면 일단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등이 맡아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이 ··갈등으로 날 새는 줄 모르고 있다면, 총선에서 승리한 민주당도 당권관련 갈등은 마찬가지이다.

이번 민주당 총선 공천은 조선시대 사화에 비견될 만큼 상당수 비명계의 싹이 잘렸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공천 당시에는 친문세력의 공천독점으로 조금박해’(조웅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이들은 당 비주류로 쓴 소리를 하던 4인방을 일컬었다.

이들은 민주당 주류를 향해 쓴 소리를 많이 하던 그룹으로, ‘내부총질’ ‘분탕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번 제22대 공천에서는 친명계가 공천을 독점하며 비명계의 싹을 잘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용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했고, 조웅천·이원욱 의원은 개혁신당으로 출마해 낙선했고, 김종민 의원은 새로운미래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처리 결과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황에 따라 민주당 차기 당권 및 대권의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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