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확장’?·‘이합집산’? 귀추 주목
여, 조정훈 ‘시대전환’과 통합
여, ‘한국의희망’에 합당·연대 제안
민주, ‘송영길’-‘조국’ 신당설
[뉴스엔뷰]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군소정당들과 통합 및 연대에 나서고 있어 ‘외연확장’으로 이어질지, ‘이합집산’으로 끝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가 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 박근혜 탄핵 당시 새누리당 일부가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던 당시와 유사하게 흐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측에서 최근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국회의원에게 합당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과 힘을 합치자고 했다는 것이다.
양 의원이 삼성전자 출신 반도체 전문가로, 국민의힘 반도체 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력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의원은 2016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입 인재로 호남지역인 광주에서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을 탈당한 양 의원은 현재 ‘한국의희망’을 창당해 활동하고 있다.
양 의원은 조정훈 의원의 시대전환처럼 국민의힘에 흡수 합당되는 방식에 부정적인 걸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한국의희망 간 연대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에서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과 함께 슈퍼 빅텐트를 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에도 “집안의 대소사를 앞두고는 이모, 고모, 숙모, 삼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라고 합당·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이준석 신당에 대한 견제구라는 해석이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군소정당들에 합당·연대 등 적극적으로 구애에 나서는 이유는 총선 전 세 불리기 외에도 이준석 신당 창당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월 창당 가능성을 내비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신당의 경우 창당을 전제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이상 지지를 얻고 있어 향후 창당 여부에 따라 정치권 지형 변화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준석 신당이 군소정당들과 뭉쳐지게 되면 파괴력이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금태섭 ‘새로운선택’ 신당 창당준비위원회가 접촉면을 늘리고 있어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에서는 신당 제압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도 지난 14일 전남CBS 라디오 ‘시사의 창’에 출연해 “이준석 전 대표가 어떤 얘기를 하는지를 일단 들어봐야 될 거고요.”라며 이 전 대표와 접촉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 한국의희망과 연대 추진은 이준석 신당을 견제하기 위한 견제구로 보인다. 즉, 이준석 신당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 빅텐트를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결국 정당들의 ‘세불리기’ 또는 ‘이합집산’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 판도에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견제 움직임은 여야의 선거구제 개편과도 맞닿아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모두 대책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송영길신당’, ‘조국신당’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에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대신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따라 지역구 의석수와 연동돼 배분된다.
우리나라 선거제도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난 제21대 총선 당시 한시적으로 ‘연동형 캡(30석)’을 적용했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는 비례 47석 모두 연동형으로 배분되게 되면서 소수정당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증가하게 된다.
결국 두 거대 양당들의 경우 신당을 제압하기 위해 소수정당에 유리한 연동형을 폐지하고, 거대 정당에 유리한 병립형으로 바꿀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탄희 국회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면서 위성정당 방지법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야가 선거법 개정을 통해 위성정당 출현을 막더라도 지지층을 나눠먹는 ‘참칭(僭稱) 정당’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스스로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임을 표방하며 지지층을 공략할 경우 이를 막을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도와 성공적인 개혁을 완수할 것을 목표로 내세운 열린민주당이 출현해 비례의석 3석을 얻은 바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8년 당시 친박근혜 세력들이 급조한 친박연대도 지역구에서 6명의 당선자를 배출했고, 정당 지지도 13%로 비례대표 8석을 얻어 총 14명이 당선됐다.
한편,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지난 2020년 선거(제21대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 등 3개 정당이 합당하고, 여기에 창당준비위원회인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국민의소리 등이 뭉친 정당이다.
일부 군소정당에서 개별 합류도 이어지며 세를 불렸지만, 선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지역구 84석, 비례대표 19석(미래한국당)으로 103석을 얻어, 180석 가량을 얻은 민주당 및 친민주당 계열 정당에 패배했다.
이에 따라 총선용 세불리기가 ‘외연확장’으로 의석수가 증가할지, 미래통합당처럼 ‘이합집산’으로 끝날지 내년 총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