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벤티’, “발 각질 제거한 손으로 커피 제조” 공분
‘롯데리아’, 굵직한 위생 논란, 올 들어 벌써 두 번
유명 H사 C사 등 급식 대기업도 집단 식중독 이슈
식품기업들, “위생관리 강화·자체 매뉴얼 수시 체크”
[뉴스엔뷰] 외식 업계의 위생 논란이 연일 터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마다 사진을 올리며 공분을 사고 있지만, 공론화가 되어야 사과를 하는 모양새다. 결국 ‘눈 가리고 아웅’식 해결책만 내어놓는 실정이다.
위생 논란 오는 혐오 사진에도 환불 불가?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 가맹점에서 한 직원이 발 각질을 제거하던 손으로 커피를 제조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키오스크로 커피를 결제하고 기다리는데 안에서 발 각질을 정리하던 분이 갑자기 나와 커피를 제조했다”며 “각질을 정리하던 장갑은 그대로 끼고 있었다. 신경 안쓰려고 했지만 도저히 먹지 못하겠더라”고 전했다.
작성자가 “발 각질 가루가 커피에 들어간 느낌”이라며 함께 첨부한 사진에는 직원이 장갑을 낀 채 발 각질을 다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충격을 줬다. 게다가 작성자는 본사에 이런 상황을 알리고 커피값 환불을 요청했지만, “위생 교육을 강화하겠지만 환불은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상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공분했다. 언론도 앞다퉈 더벤티의 위생을 지적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그제서야 더밴티는 공식 사과를 올리고 후속 절차를 약속했다.
더벤티는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문제가 발생한 매장에 대해 위생관리 인지 향상을 위해 적극적이로 철저한 교육을 진행키로 했다”며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남기며 후속 절차에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가맹점 관리에 미흡했던 본사의 책임에 대해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일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마 위 롯데리아, 올 해만 두 번째
지난 7일에는 경남 창원의 롯데리아 매장에서 직원이 마요네즈가 발려진 햄버거빵을 바닥에 떨어트렸지만 그대로 다시 주워 햄버거를 만든 뒤 손님에게 건네 공분을 샀다. 이를 모두 지켜본 손님 A씨는 “떨어진 것을 다시 사용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해당 직원은 “바닥에 떨어진 빵은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세트 메뉴를 3개 주문한 후 직원이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다 이 장면을 목격했다. 해당 직원은 고객의 강력한 항의에 쓰레기통을 뒤져서 버려진 빵이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사과하고 다시 제품을 만들어줬다. A씨는 롯데리아 홈페이지에 문제를 지적한 글을 올리고 식약처에 신고했다.
파문이 일자 롯데리아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은 매장 안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모두 사실로 파악됐다”며 “직원 교육이 미비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또한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신속한 현장 점검과 점장 면담 등을 통해 A씨의 신고 내용을 확인했다. 해당 매장은 또한 추가로 조리 기구류 위생 불량도 발견해 총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롯데리아의 굵직한 위생 논란은 올 들어 두번째다. 지난 4월, 경기도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제공한 콜라에 살아있는 벌레가 나왔고 롯데리아는 손님에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100만원의 보상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져 더욱 논란이 일었다.
식약처는 현장 점검을 거친 뒤 점포에 5일 영업정지 결정을 내렸다. 식약처는 통상적으로 식품업소 위생 불량에 시정명령 또는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내리는데, 당시 영업정지는 중대 사안에 내리는 강도 높은 처벌이었다.
단체 급식 기업, 식중독 비상
외식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급식 기업에서도 위생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며 ‘식중독’이 강타하고 있는 것. 지난달 29일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현대차 부품 계열사 현대케피코 급식사업장에서 집단 식중독 의심 신고가 접수돼 보건당국이 조사 중이다.
현대케피코는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로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용 부품을 제조한다. 현대차가 지분 100%를 가진 현대차의 완전자회사다.
급식사업장에서는 당일 2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중 1개 메뉴인 '국수+유부초밥'을 섭취한 100여 명이 오한과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는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단계다. 식중독 원인이 급식으로 판명되면 일정부분 후폭풍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현대그린푸드는 일이 일어나기 전, 예년보다 앞서 하절기 식품위생관리 강화에 나선 바 있어 더욱 난처한 실정이다. 당시 현대그린푸드는 550여개 단체급식과 외식매장에 식품위생특별관리제도를 시행하고 강화된 위생관리기준을 적용해왔다.
대기업의 급식계열사에서 식중독 논란이 인 것은 올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집단 식중독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야식을 먹은 근로자 50여명이 의심증상을 나타냈는다. 문제는 해당 급식기업이 CJ프레시웨이라는 것. CJ프레시웨이는 지난 4월에도 식중독균이 검출된 예소담의 백김치를 납품받았다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하절기 식품안전관리 총력
대기업과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연달아 위생 논란에 휩싸이자 기업들은 저마다 단도리에 나섰다. 특히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최근 일련들의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부 가맹점주나 직원 개인의 일탈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전체 가맹점 매출에 피해가 가기 때문에 리스크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햄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는 이달부터 9월까지 하반기 집중 위생관리 강조 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국 매장의 위생을 집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맘스터치는 ‘위생관리 11대 원칙’과 ‘식중독 예방 핵심 관리 포인트’ 등 강화한 위생 관리 가이드를 수립했으며, 전국 1400개 가맹점은 이를 데일리 위생 관리 체크리스트로 활용하고 있다.
푸드 플랫폼 기업 푸디스트도 8월 말까지 ‘하절기 식품안전관리 강화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선제적으로 운영 사업장의 위생을 점검하고 지도해 식중독 예방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안전한 식자재 배송을 위해 5개 물류센터 배송차량의 콜드체인시스템을 검증하고 현장 위생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디야커피도 제빙기 청소 캠페인 및 얼음 관리 모니터링에 나선다. 이디야커피는 하반기 안으로 3000여개의 전 매장을 일괄 위생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개선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위생 관리를 위한 주제별 매뉴얼 발행 및 매월 교육자료를 전 가맹점에 발송할 계획이다.
대형 급식기업들도 경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아워홈은 식품의 변질이나 위해요소 관리를 위해 하절기 특별 점검 항목들을 강화한 체크리스트를 현장에 적용했다. 전담 점검 인력을 현장에 파견해 불시점검을 진행 중이다. 삼성웰스토리 역시 2주마다 공유한 아침조회 형태의 위생안전토픽을 매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