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속 일정 성분, 항염·항암·항산화 작용으로 인체에 도움
과한 카페인, 혈압 높이고 손발 저림, 소화기 장애, 빈뇨 증상
카페인 일일 섭취량 성인 기준 400mg…커피 3잔이면 넘어
습관성 중독 유발, 하루라도 커피 안 마시면 안절부절

[뉴스엔뷰] 직장인 3년 차로 접어든 A씨는 보통 하루에 5~7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그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커피로 달래곤 한다”며 “어떨 때는 집중하기 위해 일부러 마실 때도 많다”고 말했다.

졸음을 피하고자, 집중하기 위해, 점심 식사 후 나른함을 날리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은 커피를 마신다. 게다가 커피는 담배나 술과 같은 다른 중독 물질에 비해 많이 마신다고 해서 질타를 받는 일도 없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커피 한 잔 더 마신다고 해서 뭐가 문제겠어’라며 과도하게 커피를 마시는 것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전문의들은 “카페인은 습관성을 유발하는 중독성 물질”이라며 “카페인 중독은 결국 금단으로 인해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신체적인 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카페인 일일 섭취 기준량은 성인 기준 최대 400mg다. 종류에 따라서는 1잔만 마셔도 일일 권고량을 넘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카페인 일일 섭취 기준량은 성인 기준 최대 400mg다. 종류에 따라서는 1잔만 마셔도 일일 권고량을 넘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뉴시스

◇ 하루 1잔의 커피는 ‘OK’…과도하면 우울·불안 및 금단 증상 겪어

길 건너 한 집이 커피숍일 정도로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곳이 커피 체인점이다. 그만큼 커피를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커피는 탄수화물, 지방, 질소 화합물, 비타민, 미네랄, 알칼로이드, 폴리페놀, 식이섬유 등을 포함한 100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카페인, 페놀이 주요 성분이고, 커피콩 특유의 착색 물질인 클로로겐산과 쓴맛을 내는 퀴니드가 들어 있다. 

전문의들은 적당량의 커피는 몸에 좋다고 말한다. 커피에는 폴리페놀과 클로로겐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항염, 항암, 항산화 작용을 해 혈압을 조절해주고, 마그네슘이나 퀴니드 성분이 심혈관과 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클로로겐산 성분이 혈당을 낮춰주고, 암 유발 단백질의 결합을 막는 역할도 한다. 이는 일본의 실험을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일본 호이 의과대학 연구진이 4000명의 중년 남성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커피를 매일 1잔 마실 경우 최대혈압 0.6mmHg, 최소혈압 0.4mmHg 내려갔다. 

또한, 적당한 카페인은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정신을 맑게 해주며 이뇨 작용을 통해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등 인체에 이로운 작용을 해준다. 실제로 졸음을 일으키는 아데노신의 작용을 억제하고 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암기력을 높여주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페인을 과하게 섭취할 경우 우리 몸에 해를 끼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신체 증상은 심장박동과 맥박의 증가다. 또, 혈압이 높아지며 손발 저림, 소화기 장애, 빈뇨 증상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커피에도 중독될 수 있다는 것이 더 문제다. 사람들은 고카페인이 인체에 위험하다는 사실은 알지만, 위험성의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에너지드링크를 과하게 마신다거나 밤늦게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경우에만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매일 마시는 커피도 우리 몸에 영향을 주고, 급기야 중독에 이르게도 한다.

특히 카페인은 습관성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된다.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경우에는 금단 증상을 겪기도 하는데, 커피를 줄이려고 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피곤하다고 느끼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구역질과 근육통, 우울감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금단 증상은 대개 카페인 섭취를 중지한 지 12~24시간 안에 나타난다. 게다가 카페인의 과다한 섭취는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니코틴이나 알코올과 같은 다른 중독 물질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되기도 해 주의해야 한다.

적당한 카페인은 인체에 도움을 주지만, 과다하게 마실 경우 우울, 불안 등 금단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사진/뉴시스
적당한 카페인은 인체에 도움을 주지만, 과다하게 마실 경우 우울, 불안 등 금단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사진/뉴시스

◇ 하루 커피 3잔 이상만 마셔도 하루 권고량 ‘훌쩍’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카페인 일일 섭취 기준량은 성인 기준 최대 400mg,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에는 체중 kg당 2.5mg 이하로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커피를 마시다간 하루 권고량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아메리카노와 콜드브루 커피 한 잔당 카페인 평균 함량은 각각 125mg(74~202mg), 212mg(116~404mg)이다. 즉, 콜드브루 커피의 경우 종류에 따라 한 잔만 마셔도 일일 최대 섭취 권고량을 초과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아이들도 카페인에 노출되기 쉽다. 녹차 티백 1개에는 15mg, 콜라 1캔(250ml)에는 23mg, 초콜릿 1개(30g)에는 약 16mg의 카페인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이 시험 기간 동안 즐겨 마시는 에너지 음료에는 적게는 30mg부터 많게는 162.4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보통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하루 카페인 섭취 허용량이 약 125mg인데, 집중력을 높이겠다고 에너지음료를 1~2캔만 마셔도 카페인 허용 기준을 초과할 수 있는 것이다.

◇ 커피 마시기 좋은 시간은 오전 10시 전후, 오후 2~3시 이후

카페인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1~2주에 걸쳐 서서히 섭취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카페인 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지닌 사람이라면 되도록 기상한 지 3시간이 지났을 때 마시는 것이 좋다. 우리 몸에는 코르티솔이라는 부신피질에서 생성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몸 전체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게 하는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대개 기상 직후 1~2시간 동안 정점을 찍는다. 만약 이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이 신체의 코르티솔 수치를 증가시켜 과잉 각성 상태가 되기 쉽다.

점심 식사 후 바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지 않은 습관이다. 코르티솔은 오전 8시 30분쯤 최고조에 달했다가 낮 12시쯤 다시 급증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오후 5시 30분쯤 다시 피크를 찍는다. 따라서 이 시간대를 피해 오전 10시 전후, 오후 2~3시 전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금요일 밤이나 주말에는 밤늦게까지 TV를 시청하거나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김윤미 과장은 “밤에 고카페인의 커피나 탄산음료, 맥주 등을 마실 경우 생체리듬이 깨지는 것은 물론 소화 장애 등의 위장장애와 더불어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다음은 미국정신의학회(DSM-IV)가 정한 카페인 중독 진단 기준이다. 하루에 250mg 이상 카페인을 섭취하는 사람 중 다섯 가지 이상 아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카페인 중독으로 규정한다.

1. 안절부절못함
2. 신경과민
3. 흥분
4. 불면
5. 안면홍조
6. 잦은 소변
7. 소화 장기의 장애
8. 근육경련
9. 두서없는 사고와 언어의 흐름
10. 빠른 심장박동 혹은 심부정맥
11. 한동안 지치지 않음
12. 정신운동성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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