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는 충남 부여 왕릉원의 한 고분 입구에서 편평한 깬 돌을 뚜껑처럼 얹은 토기 2점이 나왔다. 백제 고분에서 이 같은 토기 매납 형태는 처음 확인된 사례로, 백제 장례문화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엔뷰] 백제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는 충남 부여 왕릉원의 한 고분 입구에서 편평한 깬 돌을 뚜껑처럼 얹은 토기 2점이 나왔다. 백제 고분에서 이 같은 토기 매납 형태는 처음 확인된 사례로, 백제 장례문화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9월부터 부여 왕릉원 4호분 '서상총' 발굴조사를 통해 묘도(墓道·무덤 입구에서 시신을 두는 방에 이르는 길) 바닥 양쪽에 토기를 똑바로 세운 뒤 편평한 판석(쪼갠 돌)을 덮어놓은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두 토기는 높이가 거의 비슷하고, 형태도 유사해 의도적으로 제작한 물품으로 추정된다. 뚜껑 돌은 토기 안에 담긴 내용물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일부러 얹은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토기들이 건물을 지을 때 나쁜 기운을 막는 이른바 '진단구'(鎭壇具)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한편 부여 왕릉원에는 일제강점기에 확인된 6기의 고분과 1966년 보수정비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1기의 고분이 정비되어 있다. 당시 고분들의 조사내용이 빈약하고, 사진과 도면자료도 매우 부족해 그동안 백제 시대 장례문화를 파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다음 달부터 부여 왕릉원 3호분인 ‘서하총’ 발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3호분 역시 4호분과 마찬가지로 현재 정비된 봉분의 규모와 위치가 백제 시대 봉분과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어 올바른 정비·복원 안을 마련하고자 추진하게 됐다"고 발굴조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전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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