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후로 100년 안에 가장 멸종이 되기 쉬운 동물 1위로 손꼽히고 있는 동물이 바로 우리 고릴라이기도 해. 우리의 존재는 그동안 숲속에 사는 야만인 정도로 원주민들 사이에 불리우며 존재가 가려졌다가 1960년대에 ‘다이안 포시’라는 여류학자의 몸을 사리지 않는 모험적인 연구 결과로 겨우 생태가 알려졌어.
[제231호 뉴스엔뷰] 아프리카 대륙 중서부지역인 르완다, 콩고, 우간다의 접경지대인 비롱가 국립공원(콩고 소속), 그 안의 깊은 산중에는 바로 킹콩의 모델이기도 한 우리 마운틴고릴라 겨우 700마리 정도가 아직도 야생의 멋진 모습으로 살고 있어.
700마리라면 많은지 적은지 잘 실감이 안 나겠지만 약 백 년 전만 하더라도 지금보다 5배 정도 있었고, 80년도까지 거의 250마리까지 줄어들었다가 점차 세계적인 관심과 보호 탓에 다시 마릿수가 회복하는 추세에 있는 거야.
우리와 사촌간인 로랜드(평지)고릴라는 90년대에 6000마리까지 헤아리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 3000마리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우리와 같은 운명을 밟을까봐 걱정이야.
우리 고릴라들은 아프리카에만 서부 고릴라(아종 : 서부로랜드, 크로스강), 동부 고릴라(아종 : 동부로랜드, 마운틴) 2종에 4아종이 존재하지. 크로스강 고릴라 200마리 가량만 생존하고 있다고 해.
지금 이후로 100년 안에 가장 멸종이 되기 쉬운 동물 1위로 손꼽히고 있는 동물이 바로 우리 고릴라이기도 해. 우리의 존재는 그동안 숲속에 사는 야만인 정도로 원주민들 사이에 불리우며 존재가 가려졌다가 1960년대에 ‘다이안 포시’라는 여류학자의 몸을 사리지 않는 모험적인 연구 결과로 겨우 생태가 알려졌어.
그러데 그게 오히려 행운과 불행의 씨앗이 될 줄은 그때까진 누구도 몰랐지. 우리는 그 분의 연구 이전이나 연구 당시에도 끈질기게 밀렵과 살해가 자행되고 있었지만, 그 분 역시도 1980년대에 돈만 노리는 잔혹한 밀렵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려다가 그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과 같은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말았지.
물론 우리가 세상에 노출되건 말건 아프리카는 늘 크고 작은 내전 상태에 빠져있고 비록 그것이 사람끼리의 잔혹한 전쟁이지만 그 전쟁터에 함께 사는 우리 야생동물이라고 전혀 무사할 순 없지. 자신들의 힘과 존재를 과시하려는 무자비한 인간들은 다이안 포시 그 분에 의해 세계적인 관심대상이 된 우리를 인질로 잡고 모두 다 살해해 버린다고 협박을 하고 실제로 지속적으로 죽이기도 하고 있어.
아! 정말 자기들의 전쟁에까지 죄 없는 우리를 끌어들려 이용하려 들다니! 도대체 인간의 잔혹함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도무지 상상도 못하겠어.
만일 동물과 인간의 처지가 바뀐다면 그냥 혐오스럽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하등동물로 인간을 취급해 버리는 게 가장 타당할 거야.
우린 동물들 중에서 인간들에게 유별나게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해. 크고 검은 털이 많이 나 있긴 하지만 오히려 우리가 싫어하는 사람과 매우 닮은 면도 많기 때문이야. 그래서 만들어진 영화가 ‘킹콩’ 이었고 우리를 아주 유명하게 만들어 버렸지.
그 영화에선 평화롭게 가족끼리 살고 겨우 인간 크기마한 우리를 거대한 공룡과 싸우고 홀로 사는 외톨이 거인 괴물로 만들어버렸어. 그래도 비록 괴물이지만 미녀와 야수처럼 여린 마음을 가진 인간적인 괴물로 묘사하긴 했지.
그 영화 덕분에 우리 고릴라를 직접 한번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우리는 평화 시엔 생태관광 상품으로 노출되고 전쟁 중에는 인질이나 고기로 살육을 당하고 하는 이러나저러나 비참한 처지에 놓인 상태지.
킹콩처럼 그럼 너희들도 한데 뭉쳐서 나쁜 인간들에게 저항하면 안 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원래 풀만 먹고 사는 초식동물이야. 초식동물들은 도망을 치거나 방어는 하지만 나서서 공격하려는 본능 자체가 없지.
우린 평소 야생 상태에선 수컷 실버백 대장을 중심으로 10~30마리 정도가 가족끼리 오손도손 모여서 낮에는 여기저기 달콤한 과일이나 맛있는 풀을 찾아다니고 저녁엔 나무 위에 잠자리를 만들어서 함께 자면서, 누구도 해치거나 괴롭히지 않고 너무나 평화롭게 조용히 사는 동물이야.
킹콩에서 보여 준 것처럼 잠깐 흥분해서 자기 가슴을 손으로 두드리는 ‘드럼밍’ 행동 같은 걸 가족이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되면 대장 실버백 고릴라들이 나서서 보이기도 하지만, 결코 누구를 공격하거나 해하려는 의도는 절대 없는 경고의 행동이야. 그냥 쫓아내려고만 위협하는 건데 그런 행동을 보고 자기들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면서 총을 쏴대는 게 바로 유약하면서도 비겁한 인간들이지.
아무리 겉으로 강인하게 보이는 털과 피부를 가지고 있더라도 결국 그 안은 인간과 똑같은 연약한 피부와 근육뿐인데 우리 몸이라고 총알이 튕겨 나가겠니? 그냥 아프리카에서는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값싼 총알 한방으로 우리 생이 통째로 마감되어 버리는 거지.
아! 우린 정말 인간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부터 너무나 많은 이유 없는 죽음들을 당해왔어. 테러리스트들은 비디오를 켜놓고 한 마리 한 마리씩 우릴 죽여가면서 양심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대놓고 협박을 하기도 했어.
만일 자기들을 공격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안타깝고 귀하게 여기는 당신들을 닮은 이 아름답고 신비한 멸종위기동물인 우리 고릴라를 계속해서 한 마리씩 쏴 죽이겠노라고!
가끔 해외토픽 같은 곳에서 인간의 총에 의해 살해되어 들것에 실려 가는 고릴라들의 모습을 처량하게 비쳐줄 때가 있어. 우리는 인간과 90% 이상 유전자가 같은 유인원 식구들이야.
너희들이 사진에서 보기에도 우리나 침팬지,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들은 죽으면 마치 사람이 죽어있는 것처럼 더 끔찍하게 보이잖아! 테러리스트들도 그런 극적인 효과를 노려서 일부러 언론에 우리가 죽어가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기도 하는 거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협박이지.
아! 그러나 이 시간에도 그런 일들이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지만 같은 인간들에 저항하여 우리를 진정 나서서 구해줄 영웅들이나 싸워줄 전사들의 수는 극히 미미하지. 왜 아니겠어. 자기들 하고 직접적으로 관련도 없고 그렇게 소중한지도 모르는 고릴라가 죽든 살든 자기들 생활에는 아무 지장도 없는데 굳이 남의 일에 왜 나서려 하겠니. 군사 강대국인 선진국일수록 이런 문제들에 관심 있는 국민들이 많아서 그나마 작은 울림이라도 있어 유엔군이나 자기 나라 정치인들을 설득해 우리를 테러리스트나 밀렵꾼들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군대나 무장한 용병들을 간혹 보내주기도 하지.
그러면 우리 고릴라를 돕기 위해 다시 인간과 인간들끼리 새로운 형태의 싸움을 벌려야 하는 거야. 우리에게 잠시 구원병이지만, 솔직히 이런 아이러니한 일들이 일어나는 게 정상적이라고 생각되니?
비록 우린 덩치가 좀 크긴 하지만 산속에 사는 다람쥐처럼 소심하고 장난기 많고 그저 조용하게 한 평생을 자연을 벗 삼아 밀림 속에서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동물이야.
근처에 관광객이 가까이와도 공격적인 행동만 하지 않으면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우리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기도 하고 가끔 우리 새끼들은 아이처럼 그들에게 작은 손을 내밀기도 하지.
그런 우리가 왜 영문도 모르고 어느 날 갑자기 생명의 위협에 쫓겨다녀야하고 멸종위기에 몰려야 하는 거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너희들은 깊은 산속에 은둔하면서까지 사는 신선과 같은 우리를 그냥 우리끼리 조용히 좀 살게 내버려 둘 거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