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 매니저’들은 대표적으로 ▲자유로운 활동 ▲사회적 가치 ▲산업적 가치, 총 세 가지가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꼽는다.
[제 226호 뉴스엔뷰] 신선한 제품을 빠른 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은 한국 야쿠르트는 ‘직접 전달 체제’를 도입, 지난 1971년 8월 가정주부 47명을 채용한다.
서울 종로를 중심으로 활동한 47명의 가정주부들은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며, 75년 1천명, 83년 5천명, 98년에는 1만 명을 넘어 현재 1만 1천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50년간 계속된 ‘야쿠르트 아줌마’의 활동은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홀몸노인의 건강을 보살펴 드리고 길 잃은 아이를 보면 발 벗고 나서 부모를 찾아주는 사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딸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엄마의 마음을 전하는 우리 동네 파수꾼으로 기억된다.
이런 ‘야쿠르트 아줌마’의 명칭이 바뀌었다. 지난해 3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야쿠르트 아줌마’의 명칭을 ‘프레시 매니저(Fresh Manager)’로 변경했다. ‘프레시 매니저’는 신선함을 뜻하는 ‘Fresh’와 건강을 관리해주는 ‘Manager’를 합친 단어다. 신선한 제품을 전달하며 고객의 건강을 관리한다는 뜻을 가진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1969년 창업 이래 지금까지 ‘프레시 매니저’를 통한 고객 대면 판매 방식을 고수해오며 대한민국 발효유 기업 1등을 지켜왔다.
한국야쿠르트의 방문판매 시스템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정서적 교감을 통한 직접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매일 아침 눈을 마주치며 반갑게 인사하고, 계절과 고객의 건강에 맞는 제품을 권해주는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고객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음용할 수 있고, 그때그때 궁금한 제품 정보와 건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 별도로 마트나 시장에 가지 않아도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신선한 제품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점도 프레시 매니저 조직의 장점이다. 이는 ‘신선한 가치, 건강한 습관’이라는 기업의 가치와 잘 맞아떨어져 기업과 프레시 매니저 조직이 동반 성장하게 된 가장 큰 동력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12월 냉장기능이 탑재된 탑승형 카트 ‘코코’의 도입은 방문판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코코 지급을 통해 프레시 매니저들의 활동시간 단축은 물론, 고객접점 증대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방문판매 활동이 가능해졌다. 코코는 현재까지 9,500대 이상 현장에 지급됐으며, 고객에게 신선하고 건강한 서비스를 전달하고 있다.
새벽배송과 바로배송 등 ‘속도’를 중심으로 다변화 되어가는 배송시장 속에서도 지속 성장 중인 ‘프레시 매니저’ 배송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프레시 매니저’는 활동 이래 약 50년간 꾸준히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시간에 지정된 장소에 배송해 왔다. 특히 코로나 이전에도 ‘비대면 배송’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집 앞에 걸어 둔 ‘전달 주머니’를 활용해 배송하기도 했다. 고객센터 역할도 병행해 빠른 피드백으로 고객만족도도 나날이 높여왔다. ‘프레시 매니저’는 각 지역별로 담당이 정해져 있다. ‘프레시 매니저’의 평균 활동연수가 약 12.5년이고, 활동기간동안 지역변동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느 배송조직보다 지역밀착형이라 볼 수 있다. 그만큼 고객 현안에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 ‘프레시 매니저’는 고객이 제품 환불, 교환 등을 요구할 경우에도 현장대응이 가능하다. 새벽배송은 되지 않지만 즉시반품, 교환 등은 가능한 셈이다. 때에 따라서는 당일 배송시간과 제품변경도 가능하며, 제품이 많이 적재되어 받고 싶지 않을 때에는 ‘건너띄기’를 통해 제품수령시기를 미룰 수도 있다.
‘프레시 매니저’들은 대표적으로 ▲자유로운 활동 ▲사회적 가치 ▲산업적 가치, 총 세 가지가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꼽는다.
먼저 프레시 매니저로서의 가장 큰 직업적 가치는 비교적 짧고 자유로운 활동 시간에 있다.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들을 돌보는 등 가사활동시간이 필요한 주부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케 한다. 근무 시간 내 활동도 자유로운 편이다. 고객의 직장과 가정에 제품 전달이 마무리되면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취미생활과 봉사활동 등 자기계발로 시간을 보내는 사례도 많다. 자유로운 활동시간과 전문성을 요하지 않는 채용 조건으로 경력단절녀의 좋은 일자리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프레시 매니저는 우리 사회를 발고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다.
프레시 매니저의 가장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홀몸노인 돌봄사업’이 꼽힌다. 이 사업은 프레시 매니저들이 건강에 이상이 있는 노인을 주민센터나 119에 알리고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프레시 매니저들은 매일 발효유 제품을 전달하며, 노인들의 안부를 살피고 말벗이 되어 외로움도 달래주고 있다. 또한 떨어져 지내는 부모님에게 건강 제품과 함께 평소 건네지 못했던 마음을 전하는 ‘효사랑 안부 캠페인’도 실시 중이다. 신청자에게는 매월 1회 프레시 매니저가 전달 상황 등을 고려해 직접 작성한 안부 메세지를 보내준다. 이를 통해 부모님 안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향 방문이 어려워 부모님의 안부를 걱정하는 고객의견을 반영해 기획했다.
산업적으로 프레시 매니저는 우리나라 여성 일자리를 대표하는 동시에 방문판매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복장 변천사를 통해 70년대 이후 대한민국 여성들의 유니폼 변화를 알아 볼 수 있고, 판매 용구 변화를 보면 국내 방문판매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 수 있다.
프레시 매니저의 주 고객층인 주부들은 광고보다 이웃들의 얘기에 반응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주부로부터 전해지는 구전효과는 광고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같은 주부의 동질감 그리고 아줌마라는 친숙한 이미지까지 더한 구전효과는 주 고객층인 주부를 설득하는데 있어 단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프레시 매니저라는 직업은 여성들만 채용한다”면서 “여성의 힘을 통해 사회와 산업적 가치의 상승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