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동양경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은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한다고 18일 중대보도로 발표했다.
이 매체들은 이날 낮 12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 칭호를 수여할 것을 결정한다"고 전했다.
이 결정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의로 나왔으며 북한의 최고 군 계급순서는 대원수-원수-차수-대장(4성 장군) 등으로 정해진다.
이날 김정은에게 수여된 것은 '조선인민공화국 원수'로 단수한 군 계급상의 '원수'와는 차원이 다른 실질적인 북한의 최고 통치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과거 호위 사령관 등을 지낸 리을설 역시 원수 칭호를 받았으나 '인민군 원수'로 군대 내 최고위급 계급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원수 칭호를 수여 받은 것은 지난 2010년 9월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지 1년 10개월여 만으로 군내 계급으로 쳐도 '차수'승진을 건너뛰고 이뤄진 초고속 승진인 셈이다.
이처럼 김정은에 대한 급박한 '원수' 칭호 수여는 군부에 대한 장악력을 확고히 하겠다는 강력한 필요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인민군 내부를 아직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군 최고 실세인 리영호 총참모장을 모든 직위에서 해제키로 한 것과 현영철 대장에게 인민군 차수 자리를 만들어 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이유다.
김일성 주석의 경우 지난 1953년 2월 처음으로 원수 칭호를 받았고, 1992년 80회 생일을 앞두고 대원수에 올랐다.
김정일은 국방위원장은 1992년 북한군 최고사령관으로 임명되면서 원수 계급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사망한 이후인 지난 2월 대원수로 다시 추대됐다.
한편 북한은 지난 15일 열린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통해 군 최고 실세로 알려졌던 리영호 총참모장을 모든 직위에서 해제키로 했다.
이어 16일에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등의 결정으로 현영철 대장에게 인민군 차수 칭호를 수여해, 리영철 해임에 대한 후속 인사 가능성을 열어 놨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은 북한이 기존 군부를 숙청하고, 장성택, 최룡해 등을 앞세워 당(黨)을 통해 군부를 장악하겠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북한이 리영호 해임 3일만에 김정은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한 것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리영호 숙청에 대한 군부 내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군부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성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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