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문의시 잘 응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뉴스엔뷰] 하나금융그룹이 때 아닌 고객응대 ‘거짓말 지침’ 문건으로 입방에 오르고 있다. 김정태 회장 특검조사 며칠 뒤 임원 등에게 내부직원과 고객 응대용으로 하달한 문건이 화근이 됐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26일 한겨레는 <“정유라 특혜아냐” 하나금융 고객응대 ‘거짓말 지침’ 문건>이란 제목으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국내 송환이 확정됐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그룹 최고위층이 청와대 청탁으로 정씨를 지원한 이○○ 본부장을 특혜 승진시킨 사실이 특검에서 인정됐는데도 직원과 고객들을 상대로 이를 전면 부인하도록 내부 지침을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하나금융그룹 내부 문건을 보면, ‘하나금융그룹의 핵심행동원칙 1번은 인사 청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라는 제목 아래 이런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문제는 이런 주장은 특검의 최순실씨 공소장 내용과 전면 배치된다는데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인사청탁 대상이었던 이 본부장은 KEB하나은행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으로 예금인출·송금, 대출 업무 등 최씨 모녀의 각종 민원에 대해 직간접인 도움을 준 인물로 최씨의 입김으로 이 본부장이 승진됐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 파다하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부청탁이 있던 것은 사실이나 이 본부장 승진은 하나은행이 자체 판단했다”며 “특검의 주장은 특검의 주장일 뿐 내부문건은 우리의 그런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단순히 이 본부장의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엔 최순실 사건의 파장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특혜승진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특검의 공소장에 명시되어 있는 마당에 하나금융 측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하나금융이 내부적으로 입단속엔 성공했으나, 문건유출 단속에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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