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동 내연녀집 폭파사건...건설현장에서 폭탄 빼돌려 범행
지난 4월3일 부산 서부 토성동에서 S(51)씨가 헤어진 내연녀의 집 앞에서 터트린 폭약은 건설현장에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숨진 S씨가 터트린 산업용 에멀전 폭약이 S씨가 2년 전 일했던 한 공사현장 발파현장에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S씨는 지난 2009년 12월경, D 토건이 시공을 맡은 경남의 경전선 공사현장에서 발파작업을 하면서 에멀전 폭약인 뉴마이트Ⅱ 4개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S씨가 폭약을 계속 집에 보관해오다가 사건 당일 폭약 가운데 반개를 사용해 터트린 것으로 보고 있다.
S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근무하면서 화약관리보안책임자인 L(48)씨와 팀을 이뤄 발파작업을 해오던 중 남은 폭약을 반납하는 과정이 허술하다는 점을 노리고 한꺼번에 폭약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20여 일 간 수사를 진행해 오던 중 폭약 관련 전문 자격증이나 지식이 없던 S씨가 발파작업에 투입된 사실을 확인했고, 발파작업일지의 서명 등이 위조된 사실을 밝혀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폭발물 관련 작업일지의 서명을 위조하고, 화약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사문서위조,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 위반)로 D건설 화약관리 책임자 L(48) 씨와 시공사 D토건도 양벌규정에 따라 불구속 입건했다.
서부 경찰서 손규화 팀장은 “건설회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문 발파팀을 두지 않고, 관리자 1명만 따로 채용해 폭약을 다뤄본 경험이 없는 일용직 노동자와 함께 발파작업을 벌여온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폭약을 출고, 발파, 반납하는 업무도 단기 채용된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맡겨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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