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동양경제] 국내 벤처기업이 처음으로 인텔에게 인수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텔은 스캔서치 등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얼굴 인식 기술을 개발한 '올라웍스'의 지분 100%를 인수해 인텔코리아에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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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그간 투자 자회사인 인텔캐피털을 통해 국내 벤처기업 30여 곳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직접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은 전 세계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수 십년 간 1위에 올라 있는 절대 군주지만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시장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인텔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CPU부터 완제품까지 제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사간 계약에 따라 인수 금액 등 자세한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인수가액이 350억원 안팎일 것으로 내대봤다.

 

올라웍스는 2006년 카이스트 출신 류중희 전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독창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SIC)와 인텔캐피털 등에서 400만달러를 투자 받은바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에서 인물의 얼굴을 골라내는 얼굴인식 기술에 독보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HTC 등 내로라하는 스마트폰 브랜드에는 올라웍스 얼굴인식 기술이 탑재됐다.

 

최근 이 회사는 얼굴을 단순히 인식하는 것 뿐 아니라 한쪽 눈을 감거나 찡그림, 웃음 등 다양한 표정까지 인식하는 기술도 개발해 구글 레퍼런스폰 삼성전자 ‘갤럭시 넥서스’에 적용하기도 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올라웍스 인수도 인텔의 CPU에 얼굴 인식 기술을 얹어 모바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예컨대 CPU에 얼굴인식 기술을 탑재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암호를 더욱 강화할 수 있고 눈짓이나 입술 모양으로 기기를 조작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CPU에 얼굴인식 기술을 탑재하면 하드웨어 단에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며 "분실이 잦은 모바일 기기 특성상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텔의 올라웍스 인수로 국가의 중요한 기술 자산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향후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올라웍스의 얼굴 인식 기능을 쓰려면 인텔에 특허 사용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국산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25% 가까이 되는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로열티가 해외로 빠져나가 인텔의 배를 불려주는 꼴이 된다는 이유다.

 

한 앱 개발사 대표는 "국내 대기업이 나서서 기술력이 있는 중소 개발사를 지원하고 육성해야 하는데 단순히 한 번 써먹고 방치하는 것이 다반사"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경쟁력 있는 개발사들을 모두 외국 회사에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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