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내수 시장 부진 타개책으로 이경재 베트남 법인장을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현 강원기 사장을 베트남법인장으로 맞바꿨다. 오리온은 다음달 주주총회를 열어 공식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 사장 내정자는 고졸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오리온 초코파이를 베트남의 제사상에 올린 ‘베트남 초코파이 신화’의 주인공으로, 1977년 배명고를 졸업하고 오리온에 입사, 줄곧 영업직에서 근무하며 오리온 최고의 영업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2007년 베트남 법인장으로 취임하고 1년 만에 매출을 두 배 늘렸다. 한국식 '정' 문화에 기반한 공격경영이 통한 것이다.

그는 12명이었던 베트남법인 영업사원을 2000여명으로 늘려 14만개 거래처를 ‘맨투맨’으로 밀착 관리, 초코파이를 베트남 제사상에 오르는 ‘국민 과자’로 만들며 오리온을 베트남 최대 제과회사 자리에 올려놓았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2007년 267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2010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501억원, 올 상반기에만 840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오리온은 베트남 지역에서 초코파이를 필두로 베트남 파이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에 달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한 러시아 지역은 초콜릿을 즐겨 먹는 문화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 사장 내정자와 자리를 맞바꾼 강 사장은 오리온의 대표적인 마케팅 전문가로, 2010년 대표이사 취임 후 포카칩, 오감자 등 브랜드 파워 키우기에 집중하며 매출을 크게 늘렸다.

오리온은 안정적인 영업망을 갖춘 베트남에서 브랜드 파워 강화를 위한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강 사장을 베트남법인장에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오리온의 내수 실적이 하락세를 이어감에 따라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이번 인사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은 2011년 이후 국내 매출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중국과 베트남 등 기타법인의 성적은 3배 이상 뛰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오리온의 국내 매출은 1조846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1조623억원에서 소폭 늘었지만 2012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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