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지원·추모시설 마련 등 요구 전달

[뉴스엔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첫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과 요구사항 등을 밝혔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진정한 사과, 추모공간 마련 등을 촉구했다.

A씨의 유가족은 이태원 참사가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살인이었다"며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또 다른 B씨의 유가족은 "무능한 정부와 어른들의 잘못"이라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외국 국적인 C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국내 대학 어학당에 공부를 하러 왔다가 이태원 참사로 희생됐다며 "나는 아들을 가슴에 묻고 곧 (오스트리아) 빈으로 간다""억울하게 죽은 외국인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 유가족 여러분도 힘내서 꼭 우리 아이들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D씨의 아버지는 "이태원 참사는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살인이었다""이태원 도로 한복판 차디찬 죽음의 현장에는 국가는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아들 E씨의 사망진단서를 꺼내 보인 어머니는 "사망 일시는 추정, (장소는) 이태원 거리 미상, 사인은 미상이라고 쓰였다""이게 말이 되는 일이냐. 내 자식이 죽었는데 제대로 된 정보도 알지 못하고 어떻게 내 자식을 떠나보내라 하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배우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도 이날 자리에 참석했다.

그는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매일 같이 운동을 거르지 않았고 작품에 온 신경을 썼다. 오후 2시에 바지를 다려 입으면서 '나 오늘 밥 먹고 올 거야'(하고 나갔다.) 그런데 아이가 그날 죽었다고 (연락이 와서) 믿을 수 없어서 병원을 갔는데 지한이가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볼이 패여 있었고 배가 홀쭉해서 '지한아 너 오늘도 못 먹었구나'(라고 생각하며) 가슴이 미어졌다""용산구청장, 용산경찰서장, 경찰청장, 서울시장, 행안부장관, 국무총리 자녀 한 명이라도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면 과연 그 거리를 설렁탕을 먹고 어슬렁 걸어갈 수 있었겠나"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복남 변호사는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는 변호사 50명이 결합했다. 현재 수사의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지하고 부족한 점이 뭔지 준비 중"이라며 "최종적 조치는 유가족과 협의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유가족들은 진정한 사과 엄격하고 철저한 책임규명 피해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 및 책임규명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추모시설 마련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 마련 등 정부에 대한 6가지 요구사항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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