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코웨이 ‘흥행성 저하·주가 하락’ 염려

[뉴스엔뷰] 웅진그룹이 자회사였던 코웨이를 되찾기 위해 MBK파트너스와 지분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정수기 렌털사업을 하는 코웨이의 지분 26.8%를 갖고 있는 코웨이홀딩스의 최대 주주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 뉴시스 제공>

투자은행(IB)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웅진은 인수 자문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하고 MBK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웅진 측은 지난 20일 공시에서 “결정된 사항은 없다. 향후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면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웨이 최대주주인 MBK는 조회 공시를 통해 “지분매각을 추진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며 매각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한 만큼 고도의 심리전으로 웅진의 ‘코웨이 인수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웅진은 동양매직(현 SK매직)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외적으로 정수기 사업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관련 기사 더보기 ▶ 웅진, 정수기 사업 재도전이 주목받는 이유]

다만 웅진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자금력과 자금 확보 능력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사측의 일방적 인수 추진 의사 표현은 MBK 측으로선 달갑지 않다. 향후 매각 흥행성을 저하시키고, 코웨이 주가 하락을 유발시킬 수 있어서다. 당장 11만 원 가까이 했던 코웨이 주가는 하락세 속에 지난 21일 종가기준 10만500원까지 떨어졌다. 이와 관련, 코웨이 홍보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코웨이 인수전에 대한 주최가 아니란 이유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자금력도 넘어야 할 산이다. 시장에선 코웨이의 인수 예상 금액은 현재 주가로만 따져도 2조 원대에 달하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3조 원에 육박한다. 그런데 지주사인 웅진의 현금성 자산(3분기 말 기준)은 정작 1200억 원에 불과하다. 웅진은 MBK를 협상에 끌어내기 위한 ‘베팅 자금 마련’이라는 숙제를 떠 안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배임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 추후 자금조달에 최대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윤 회장은 지난 2015년 이 같은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윤 회장의 범죄 기록이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투자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웅진 홍보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적정 기준이라면 자금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도 ‘적정 기준이 얼마나 되겠느냐’란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코웨이가 시장에서 3조 원으로 평가되는 것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했다.

한편, 웅진그룹은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현금 확보를 위해 이듬해 코웨이를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1조2000억 원에 매각했다. 이후 MBK는 2015년부터 코웨이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정수기 렌탈사업에 뛰어든 교원그룹이 코웨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교원 역시 웅진이 다시 뛰어들 가능성에 인수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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