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4천억 절감 계획에 계정 공유 금지까지 ‘새출발’
디즈니 플러스, 자사 콘텐츠 대거 삭제 “저작권료가 더 커”
광고형 요금제로 눈길 돌리는 글로벌, 국내 OTT사들 “언제?”

[뉴스앤뷰] 글로벌 OTT를 비롯한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들이 전체적으로 수익성 정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다.

넷플릭스가 올해 지출 비용을 3억달러(약 4000억원)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 픽사베이
넷플릭스가 올해 지출 비용을 3억달러(약 4000억원)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 픽사베이

칼바람 분 넷플릭스, 비용 절감 공표

얼마전 미국 언론들은 넷플릭스가 올해 지출 비용을 3억달러(약 4000억원) 절감할 계획이라고 연이어 보도했다. 이같은 넥플릭스의 결정은 미국 및 다른 국가에서의 계정 공유 금지 계획이 지연돼 수익이 하반기가 돼서야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고용을 동결하거나 추가 해고를 단행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사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운영 비용은 약 260억달러(약 34조원)였던 것에 비하면, 3억달러 절감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 1분기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으나, 지난 4월에는 예상치보다 낮은 실적을 발표하는 등 최근의 부진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로 해석된다.

현재 넷플릭스는 캐나다,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계정 공유 금지를 시작하는 등 수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 중이다. 해당 국가에서는 넷플릭스가 사용자의 계정에 기본 위치를 설정할 것을 요구하며, 다른 위치에서 로그인하면 추가 요금 지불을 요구한다. 이 요금은 국가별로 다르다. 이러한 계정 공유 금지 조치 적용은 미국에서도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해 구조조정까지 실시했다. 지난해 5월, 약 150명 규모 해고를 실시한 후, 약 300명을 추가 해고한 바있다. 이후 회사는 애니메이션 부서 30명도 감축한 것. 이들은 전체의 약 3%를 차지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특정 콘텐츠를 삭제했다.  사진 / 픽사베이
디즈니 플러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특정 콘텐츠를 삭제했다.  사진 / 픽사베이

디즈니 플러스, “수익성 개선 위해 콘텐츠 삭제”

디즈니 플러스는 콘텐츠 삭제를 선택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와 훌루에서 영화 <윌로우>, <빅 샷>을 비롯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해 50여 개의 콘텐츠를 삭제했다.

이로써 디즈니가 보유한 콘텐츠 자산 가치는 약 15억 달러, 한화 약 1조 9천억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앞으로 삭제가 예정된 콘텐츠까지 포함하면 약 4억 달러, 한화 약 5천2백40억 원에 달하는 자산 가치 하락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의 이런 결정은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오래된 콘텐츠가 끌어들이는 신규 구독자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해당 콘텐츠를 서비스하는데 드는 세금과 저작권료가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실적발표에서 디즈니 CFO 크리스틴 맥카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특정 콘텐츠를 삭제할 것”이라고 밝히며 “콘텐츠 삭제를 통해 올해 3분기 15억달러(약 1조9653억원) 이상의 회계상 손상차손금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디즈니에 앞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역시 HBO 맥스에서 영화와 드라마 40여 편을 삭제했다. 역시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CNBC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는 콘텐츠 삭제 후 수천만달러(수백억원)를 절감했다.

OTT 업체들의 가입자 상승폭이 크게 꺾인 가운데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고있다.  사진 / 픽사베이
OTT 업체들의 가입자 상승폭이 크게 꺾인 가운데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고있다.  사진 / 픽사베이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실험적이지만 성공적?

한편, 지난 한해 OTT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출시 였던 만큼 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 아마존은 OTT에 광고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OTT 업체들의 가입자 상승폭이 크게 꺾인 가운데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넷플릭스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총 2억3100만명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직전 분기 대비 766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는 당초 월가 예상치인 457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의 배경으로 ‘광고형 요금제’가 지목되는 것.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를 첫 출시했고 이는 OTT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즈가 주최한 ‘딜북 서밋’에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 겸 공동 CEO는 “제이슨 킬라(전 훌루 CEO)는 프리미엄 광고로 성공을 거두면서 소비자에 더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이것이 더 나은 모델임을 증명했다”며 “그동안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 채택을 꺼려왔던 것은 실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마존 역시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광고 사업 확장 및 연예 부문 매출 증대를 위해 콘텐츠에 광고를 포함하는 새 요금제 도입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아마존은 월 14.99달러인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고객에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또한 월 8.99달러를 내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이용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마존은 광고를 도입하는 다양한 방법을 논의 중이며, 기존 가입자에게 광고를 늘리고,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디즈니 플러스도 미국에서 월 7.99달러짜리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기존 요금제를 10.99달러로 3달러 인상했다.

수익 다각화를 위한 OTT 업계의 광고형 요금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픽사베이
수익 다각화를 위한 OTT 업계의 광고형 요금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픽사베이

광고주, OTT에 지출 긍정적 반응… 상생 가능?

하지만 광고형 요금제 도입이 마냥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데이터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OTT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응답자의 32%는 구독료가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광고를 보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OTT 서비스 내 광고 수용 의향 관련 설문에서 응답자의 32%는 구독료가 아무리 싸도 광고(를 보기) 싫다고 답했다. 42.5%는 구독료 인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25.5%는 구독료가 저렴하다면 광고를 수용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컨슈머인사이트가 소비자 14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수인 51%가 ‘광고형 요금제’를 이용(가입 또는 전환)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형 요금제에 대한 OTT 업계의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 다각화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광고주 역시 OTT에 자사 광고를 넣는 건에 긍정적이다.

실제로 시장 정보 전문업체 프리미움의 2023년 커넥틱트 TV인 CTV와 OTT 광고주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CTV/OTT를 사용하는 광고주 3명 중 2명이 지출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CTV/OTT 광고 지출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OTT역시 광고형 요금제를 긍정적으로 보곤 있지만, 시장의 흐름을 살피는 눈치다. 특히 성장 모멘텀을 모색 중인 IPTV 광고, 아직 초기 단계인 어드레서블 TV 광고 등 매출 구조 다각화를 위해 노력 중인 이들 기업에 CTV 광고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OTT와의 상생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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