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알고 먹어야…부작용 ‘주의’
10명 중 8명 섭취…온라인·해외직구 구매 대부분
전문가, “복용 약물과 상관관계 살피고, 일반식품과 구분”

[뉴스엔뷰] ‘기능성’의 사전적인 의미는 ‘신체 안에서 여러 가지 작용을 조절하는 생리작용’이다. 즉, 의도한 목적대로 고유의 기능을 잘 작동하도록 하는 기술적 측면을 말한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오해하는 제품이 바로 ‘건강기능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에 명시돼 있는 ‘기능’이라는 단어가 마치 몸의 기능을 더욱 좋게 만들어주는 ‘약’의 기능을 할 거라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에서 ‘기능’보다는 ‘식품’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출 것을 조언했다. 건강기능식품은 말 그대로 식품이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에 좋다고 광고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무턱대고 섭취했다가는 자칫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 목적과 복용 약물에 따라 구입할 것을 조언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 목적과 복용 약물에 따라 구입할 것을 조언했다. 사진/뉴시스

◇ 건강기능식품, 시장 침체에도 매년 성장세

최근 시장을 이끄는 키워드는 ‘건강’이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먹거리부터 생활용품까지 건강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로 인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가구별 건강기능식품 구매지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17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5조원 규모였다. 또,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이 한 번 이상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다고 답했고, 가구당 평균 구매액은 약 31만3000원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약 8% 더 성장한 6조1429억원으로 추산된다.

가장 많이 판매된 기능성 원료는 ▲홍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EPA-DHA 함유 유지(오메가3) ▲체지방 감소 제품 ▲단백질 보충제 ▲당귀추출물 ▲콜라겐 ▲프로폴리스 순이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이나 해외직구 거래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서베이 건강관리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73.3%의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했다. 작년에는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거래하는 금액이 평균 51% 증가했다.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경우도 늘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30.5%로 작년보다 2.6% 늘었다.

◇ 건강 유지엔 도움…치료나 예방 기능은 없고 부작용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 목적과 복용 약물에 따라 구입할 것을 조언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동물실험, 인체 적용시험 등의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인정한 기능성 원료를 가지고 만든 제품이기 때문이다. 즉,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일 뿐이라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은 의약품처럼 질병의 직접적인 치료나 예방이 아닌,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거나 생리기능 활성화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의약품과 같은 기능성을 기대해선 안 된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 약사는 “건강기능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건강 관련 기능성은 있지만 의약품만큼의 효과는 없다”며 “건강기능식품도 엄연히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약국에서 상담 후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에 함유된 성분이 기전에 따라 인체에 나타나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도, 사람들은 건강기능식품을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영양제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C가 대표적이다. 비타민C는 영양제부터 젤리, 캔디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고, 섭취하면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비타민C는 산성이기 때문에 위 점막이 약한 사람은 속 쓰림을 경험할 수 있다. 또, 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가스가 차 설사를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식후에 섭취해야만 한다. 피곤함을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먹는 비타민B의 경우에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먹으면 공회전이 일어나 체한 증상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에 좋고, 에너지를 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홍삼은 자칫 혈압을 올리고, 안면홍조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면역억제제를 먹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면역억제제란 일부러 면역을 떨어뜨려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병을 조절하는 약이다. 하지만, 면역력을 올리겠다고 홍삼을 먹으면 질환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당뇨 환자도 조심해야 하는데, 바로 홍삼에 있는 진세노사이드 성분 때문이다. 진세노사이드는 혈당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 당뇨약과 함께 먹게 되면 약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진세노사이드 성분은 혈소판 응고 감소 효과를 높여 출혈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아스피린·실로스타졸·클리피도그렐·디클로페낙·이부프로펜·나프록센·달테파린·에노사파린·헤파린·티클로피딘·와파린 등의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 복용자는 홍삼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건강기능식품에는 기능성 원료의 ‘기능성’이 표시돼 있고, 이를 나타내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 또는 인증마크를 달고 판매한다. 사진/뉴시스
모든 건강기능식품에는 기능성 원료의 ‘기능성’이 표시돼 있고, 이를 나타내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 또는 인증마크를 달고 판매한다. 사진/뉴시스

◇ 질병 치료 효과 강조하는 허위 과대광고 ‘유의’

전문가들은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과장광고에 속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과장광고를 구분하는 방법은 특정 질병의 치료나 예방 등을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인 양 표시하는 것이다. ‘위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증상, 위경련 도움’, ‘당뇨에 좋은 차’, ‘피부 건강’, ‘면역력 개선’, ‘피로 개선’ 등의 문구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은 뭘까.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보면, 건강기능식품은 일정 절차를 거쳐 만들어지는 제품으로 모든 건강기능식품에는 기능성 원료의 ‘기능성’이 표시돼 있고, 이를 나타내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 또는 인증마크를 달고 판매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할 때 반드시 이 문구나 마크를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식약처에서 인정, 신고된 제품에만 제품 포장에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품의 경우 한글로 이 마크가 표시돼 있지 않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거쳐 정식 수입된 것이 아니다.

믿을 수 있는 광고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할 때 가장 많은 정보를 구하는 경로가 광고다. 문제는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혼동하게 만드는 광고들이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추출 가공식품인데도 ‘퇴행성 관절염 개선 도움’, ‘고혈압에도 좋고, 당뇨 예방에도 좋고’, ‘배변 활동 원활’ 등과 같은 문구다. 

식약처에 따르면, 기능성을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은 제품 포장에 표시하거나 광고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설치된 기능성 표시·광고심의위원회를 통해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 사전심의를 통과한 제품은 ‘사전 심의 필 도안’을 사용할 수 있는데, 방송이나 자막 등의 방법으로 ‘이 광고는 기능성 표시·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은 내용입니다’ 등의 멘트를 사용하거나 심의 도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가 안전하고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 마크도 확인할 것을 식약처는 권고하고 있다. GMP 적용 업소는 원료를 구입할 때 적합한 원료가 입고됐는지 여부를 검사해 사용하고, 제품을 생산할 때는 공정별로 검사를 실시해 적합한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 때문에 불량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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