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권력’은 ‘과거권력’ 밟아야 성장한다?
한동훈·이재명, 과거권력과 결별 선언 중?
제2 ‘6·29’?…“국민보고 나선 길, 할 일 한다”
“임명권자, 임명했으니 그 결과도 책임져야!”

[뉴스엔뷰]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쿠데타의 시즌이 돌아왔다.

미래 권력의 부상으로 현재 권력’(윤석열)과거 권력’(문재인) 모두 맥을 못추며 미래 권력에 밀려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영입인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박준태 인재영입위원,조정훈 인재영입위원, 이철규 공동 인재영입위원장, 한 위원장, 진양혜 전 아나운서, 신동욱 TV조선 전 앵커,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송지은 인재영입위원, 박은식 인재영입위원.   사진 /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영입인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박준태 인재영입위원,조정훈 인재영입위원, 이철규 공동 인재영입위원장, 한 위원장, 진양혜 전 아나운서, 신동욱 TV조선 전 앵커,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송지은 인재영입위원, 박은식 인재영입위원.   사진 / 뉴시스

관리형정도로 치부되던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미래 권력으로 급부상하면서 여권 주류와 대통령실과 충돌, 이 과정에서 현재 권력인 윤석열 대통령의 완패로 나타나는 분위기이다.

여권 내 권력 투쟁은 기존 방식을 벗어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측근인 이용 의원이 국민의힘 국회의원 단톡방에 기사를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김경율 비대위원 공천 관련 논란에 실망, 한 위원장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상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축출하라는 대통령실의 암묵적 지시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라며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이 같은 한 위원장의 언급은 권력의 추를 이동시키는 신호탄이 됐다. 그동안 친윤 홍위병이라던 소리를 듣던 초선 정치인들도 이번만큼은 잠잠하다.

공천권을 가진 한 위원장에게 함부로 덤볐다가는 공천에서 탈락할 게 자명했기 때문이다. 권력의 추가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한동훈 위원장에게로 옮겨갔다는 것이 증명된 사건인 셈이다.

이러한 한동훈 위원장의 반항(?)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해 온 신평 변호사는 26일종의 궁정 쿠데타라고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 기반, 열성적인 활동가들이 한 위원장 측으로 대부분 옮겨간 것이 거의 명백한 것 같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던 여성 조직원들이 거의 한 위원장 쪽으로 옮겨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어쨌든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한동훈 위원장이 뜨고, 윤석열 대통령은 지는 형국이다. 두 사람 간 갈등으로 한 위원장의 존재감은 미래 권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독립의 날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 한동훈 위원장이 201219대 총선을 극적인 승리로 이끈 박근혜 비대위의 데자뷔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특히, 한 위원장의 경우 윤석열 아바타라는 이미지가 희석되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는 등 두 사람 간의 정면충돌이 집권 여당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공정이 지난 2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의 경우, ‘대통령실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부적절하다는 응답이 59.4%적절하다는 응답 23.4%를 앞섰다. “잘 모르겠다17.2%였다.

국민 10명 중 6명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한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지지하거나 여당인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 층에서도 사퇴 요구 반대가 70%대로 더 높았다.

국민들이 미래 권력인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치권 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25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31%, 부정평가는 63%였다.

반면, 한동훈 위원장은 긍정평가 52%·부정평가 40%였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긍정평가 35%·부정평가 59%로 조사됐다.

한 위원장의 긍정평가가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갤럽 조사 결과 중도 층의 경우 윤 대통령 긍정평가는 27%인 반면, 한 위원장 긍정평가는 45%로 총선용 얼굴로는 윤석열 대통령보다 한동훈 위원장이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집권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총선 구도가 윤석열이재명에서 한동훈이재명프레임으로 바뀐 것도 여당으로서는 긍정적인 효과이다.

결국 한동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독립의 날이라고 할 수 있고, ‘궁정 쿠데타는 성공한 셈이다.

물론, ‘차기 주자의 부각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 발표라는 각본의 향기마저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주자는 세력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권력 독립은 여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과거이미지 지우기가 한창으로 읽혀진다.

민주당은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파란색, 이른바 이니블루를 대폭 뺀 새로운 당 로고를 공개했다.

새로운 로고는 지난 20218월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컨설팅업체에서 추천한 이 대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라고 한다.

결국 문재인 당 대표 시절을 상징하는 파란색 이니블루는 약간 줄어들고, 이 대표에게 잘 맞는다는 색들이 차지했다.

여기에 더불어글자까지 축소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지우기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더불어의 축소는 원래 민주당의 성격과 정신을 표현하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란 전언과도 맥이 통하는 부분이다.

특히 친문 저격수였던 이언주 전 국회의원의 민주당 복당과 친명계가 임종석·노영민 등 문재인 정부 비서실장 출신 인사들의 출마를 비판하면서 친문과의 갈등설이 확산되고 있는 부분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잘못 보필한 두 비서실장을 추천할 것이 아니라 (()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를 추천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곽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서울 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하기 전 재앙의 씨앗이 될 것이니 임명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으며, 이후 문 대통령이 또 다시 검찰총장으로 전격 임명하는 것을 보고 모든 기대를 접었다는 이유에서다.

추 전 장관은 포괄적으로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판단하고 임명한 것이니 그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 결과를 책임지는 것이 대통령의 자세라고 본다고 한 곽 변호사의 한 언론 인터뷰 발언을 인용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 등 민주당 탈당파들이 신당에 속도를 내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친문지우기는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공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이 만났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23일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 이후 엿새 만이다.

이에 앞서 양측은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김경율 비대위원 사천 논란 등으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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