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홍준표 당 이미지 상당한 손상” 직격
홍문종, 지난 2006년 ‘수해 골프’로 당에서 제명

[뉴스엔뷰]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면서 홍 시장과 김재원 최고위원 간의 갈등 2라운드’(?)가 시작됐다.

홍 시장은 전국적인 폭우 피해 속 골프로 논란을 일으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대상자가 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황정근)20일 오후 제6차 중앙윤리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지난 2017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4·12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김재원 의원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2017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4·12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김재원 의원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징계 사유는 지난 715일 수해 중 골프 행위 관련 당 윤리규칙 제22조 제2(사행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 위반, 717~18일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 게시 관련 당 윤리규칙 제4조 제1(품위유지) 위반 등이다.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에 대해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홍 시장이 주말에 골프 치는 게 뭐가 문제냐는 투로 반박, 국민 정서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이미 선례도 있다. 2006년 당시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이 지인들과 수해 지역에서 골프를 쳐 제명 조치를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홍 위원장은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었다. 더구나 골프 칠 당시에는 지역에 피해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당 이미지에 손상을 입혔단 이유로 제명 처분됐다.

이런 가운데 대구 정치인인 김재원 최고위원이 홍 시장을 엄호하는 대신 공격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과거 이들의 구원(舊怨)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최고위원은 19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민의힘) 당 이미지에도 상당한 손상을 입히고 있다라며 홍준표 대구시장을 직격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이번에 대형 인명 사고가 있고, 골프를 친 팔공 골프장이 대구 북구 팔거천에서 주민이 사망한 사고 현장과도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자신의 관할구역에서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무한책임이 있는데 골프를 친 행위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인 것은 국민이 보기에 모양이 좋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은 사실 그(홍문종 수해 골프 사건)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고 지금 홍 시장이 보여준 여러 가지 반응이 당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언급, 중징계 가능성을 내비쳤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홍 시장이 뒤늦게나마 사과 발표를 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징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소통관에서 백브리핑을 통해 자연재해 등 어려움이 있고, 국민 위로 필요한 경우 당에서 골프 또는 각종 유흥행사를 엄격 금지하고 있다면서 홍 시장의 골프행위에 대해서 윤리위서 자체적으로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었기 때문에 윤리위서 징계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윤리위 소집을 한 것이라고도 말했다.

특히 유 수석대변인은 홍 시장이 사과했기 때문에 윤리위가 판단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참작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과거에 홍문종 위원장이 자연재해가 발생했는데 골프로 물의를 일으켜 제명까지 됐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국민의힘 측에서는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와중에 골프를 친 것에 대해 엄중 대응했던 전력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홍 시장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말 일정이고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홍 시장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다만 산불이 났을 때 골프를 친 김진태 강원도지사와의 형평성 문제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 김 지사는 산불이 나기 전에 골프를 친 거고, 홍 시장은 이미 오송 지하차도 문제 등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시점이라서 김진태·홍준표 간 비교는 적절치 않은 듯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를 비롯해 제주 4.3 기념일은 격이 낮다고 한 발언과 전광훈 목사 우파 진영 천하통일발언으로 지난 5월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내년 4월 총선 공천이 원천 봉쇄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홍 시장이 국민의힘에 김 최고위원에 대한 제명을 요구하면서 검찰 선·후배 사이가 견원지간이 된 것이란 진단이다.

홍 시장은 지난 4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재원 최고위원이 윤리위도 열지 않았는데 징계를 받고 있다고 하는 건 무슨 말인가요? 셀프 자숙이 징계인가요?”라며 전광훈 목사와 절연 하는 방법으로 연결고리인 김 최고위원의 제명을 요구했다.

결국 이번 수해 골프 논란이 발생하지 그동안 코너에 몰렸던 김 최고위원이 되갚아주고 있는 셈이 됐다.

김 최고위원이 홍문종 수해 골프 사건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고, 홍 시장이 보여준 여러 가지 반응이 당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기 때문이다. , ‘에는 ’, ‘에는 라는 말처럼 징계에는 징계로 되갚아 주고 있는 셈이다.

홍시장은 같은 달 23일에는 페이스북에 전광훈 늪에 빠져 당이야 어찌되던 말 던 나만 살면 된다는 여당 지도부라며 전광훈 목사를 손절하지 않는 김기현 대표 체제를 비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수해 골프로 이유로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홍 시장 징계를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어찌됐든 홍준표 대구시장으로서는 사면초가 상황이다. 거기에 대선 경선과정에서 쌓인 앙금도 무시할 수는 없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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