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親朴’ 좌장 최경환, “보수 연합군”언급
민주, 이낙연 귀국, ‘명낙 대전’ 일촉즉발(?)

[뉴스엔뷰] 2024년 국회의원 선거가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 계파 갈등이 일촉즉발(一觸卽發)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5월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 전직 부총리 오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5월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 전직 부총리 오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여당인 국민의힘의 경우 과거 친박(친박근혜)계 실세였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최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비윤(비윤석열)계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 보수 연합군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말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해 김용태 전 최고위원과 이기인 경기도의원(이상 이준석계), 구혁모 전 혁신위원(안철수계)이 함께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범보수가 결집하는 보수 연합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사실상 비윤계의 내년 총선 출마를 독려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비윤계의 총선 출마는 현 여권 내 주류인 친윤계와의 신경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의힘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친윤(친윤석열)계는 친이(친이명박) 세력이 주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핵관이라고 할 수 있는 권성동·장제원 국회의원은 이명박 대선 지지세력이었던 선진국민연대 출신이고, 또 다른 윤핵관인 윤한홍 국회의원은 2008년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비롯해 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 행정자치비서관을 지낸 이명박 정부 인사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친윤계라고 할 수 있는 검사 출신들의 출마가 거론되는 등 검사공천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 검사 40명 공천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총선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구체적인 출마 지역까지 거론되고 있어, 정치권에서는 하나의 낭설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친박을 넘어 진박(진짜 친박) 논란이 일었던 것처럼 진윤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경환 전 부총리를 비롯해 이준석 전 대표는 친이계와는 정치적 갈등 관계였던 친박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내년 총선에서 최 전 부총리의 경북 경산지역 출마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달성에 거주하면서 대구·경북 중심으로 친박근혜세력이 뭉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근혜당이 출현할 경우 제2의 친박연대 바람이 다시 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경환 전 부총리뿐만 아니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유영하 변호사 등 친박계와 이준석계가 연합할 경우 친윤계의 총선 공천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비윤계의 내년 총선 출마는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가 한 판 붙는 내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을 얻어야 하는 친윤계와 대통령실 입장으로서는 그리 달가운 상황만은 아닌 셈이다.

민주당도 이낙연 전 대표가 1년 만에 귀국하면서 명낙(이재명-이낙연)대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일 더불어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이 앉아 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일 더불어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이 앉아 있다.  사진 / 뉴시스

이 전 대표가 귀국 후 김대중(DJ) 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DJ를 부각시키는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실상 선전포고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재명 대표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기도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 호남과는 큰 인연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전 대표의 DJ 부각은 자신이 호남의 적자임을 내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친명 중심으로 이끌고 가려고 한다면 이 전 대표는 민주당 기반인 호남을 중심으로 신당을 차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민주당 공천 갈등이 첨예해 질 경우 이재명 중심의 수도권과 이낙연 중심의 호남으로 당이 분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최근 유튜브 배성규·배소빈의 정치펀치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과 동시에 이재명, 이낙연계 간의 명낙대전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당협위원장도 지난 630KBC 시사토크쇼 촌철살인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가)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은 내가 계파 수장 역할도 하고 기회가 오면 민주당 주류도 되고 더 나아가서는 대선 후보도 되겠다는 이야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천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 측이 자신의 원외인사로 공천 물갈이를 하려고 할 때 이 전 대표는 현역 국회의원 편을 들면서 의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가 수월할 것이란 계산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장관을 지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청와대 공격에 나서 야권 내부 갈등으로 흐르고 있다.

야권 일부에서는 추 전 장관의 문재인 청와대 공격을 친문에서 친명으로 갈아타기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추 전 장관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216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의결이 새벽에 이루어지고 아침에 출근 직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사직서를 내달라고 전화를 받았으나 명확하게 거절했습니다.”라며 오후에 제가 들고 간 징계의결서가 대통령 서명으로 집행된 직후 바로 대통령의 물러나 달라는 말씀으로 제 거취는 그 순간 임명권자가 해임한 것이므로 저의 사직서가 필요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저녁때까지 청와대는 사의 표명을 내라고 촉구했으나 따를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적었다.

한편, 추 전 장관이 5선을 지낸 서울 광진을지역은 현재 친문인 고민정 국회의원이 지키고 있어, 추 전 장관이 6선에 도전할 경우 친명 대 친문간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