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혁명 ‘챗GPT’, 논문 쓰고 코딩 하고
유료서비스 사흘 만에 100만, 역대 최고 인기
‘챗GPT’ 활용, 오류 감시하는 ‘챗GPT’ 필요해

[뉴스엔뷰]바야흐로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전성시대다. 7년 전 바둑기사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승리하면서 충격을 안겼던 AI가 이번에는 일 잘하는 인턴이 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 GPT’가 화제다. 4차 산업혁명에서 GPT’ 활용 능력이 중요하게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온라인 상에는 GPT, 모르면 거지 된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서울교육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서울교육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논문 쓰는 AI

GPT는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챗은 채팅을 준말이고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앞 글자를 땄다. 챗봇은 사실 이미 인터넷 사용자 대부분에게 익숙하다. 은행, 쇼핑몰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에서 궁금한 점이나 요청사항이 생겼을 때, 상담원이 아닌 챗봇과 연결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챗GPT가 기존 챗봇과 다른 점은 답변의 질이다. 기존 챗봇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정제된 질문을 하고, 이에 연결되는 일반적인 답변은 가능했지만 조금이라도 특별한 상황에서의 문의는 결국 사람 상담원과 유선 또는 메신저로 연결하도록 안내했다.

이 때문에 기존 챗봇은 사용설명서를 직접 읽는 수고 또는 원하는 서비스가 가능한 메뉴의 위치를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는 수고를 덜어주는 수고를 덜어주는 수준이었다. 정해진 질문과 답변 상황이 아닌 때에는 사람을 통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반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GPT는 올 초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 작성을 맡겨봤는데 정말 휼륭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질문에 대한 답변 수준이 높아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논문 작성·번역 등 전문적 글쓰기 영역, 영화·시나리오·소설 등 창의적인 글쓰기 영역, 작사·작곡, 코딩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이다.

전문성에서도 흠 잡을 곳이 없다. 최신버전인 'GPT-4'는 대학교 경제학 시험에서 A학점을 받아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IT 매체 야후에 따르면, 브라이언 캐플런(Bryan Caplan) 조지 메이슨 대학 경제학 교수는 지난 3, GPT-4를 상대로 경제학 시험 풀이를 진행했다. 이 시험에서 GPT-4는 같은 시험에서 백분위 73%의 점수를 획득해 A학점을 받았다.

이는 놀라운 성장세다. 앞서 1, GPT-4의 이전 버전인 GPT-3.5 역시 같은 시험을 풀이했는데, 해당 시험에서 100점 만점 중 31점을 획득해 D학점을 받았다. 당시 “AI 모델은 2029년 전에 경제학 시험 7개 중 6개에서 A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던 캐플런 교수는 3개월 만에 폭풍 성장한 GPT-4에 대해 "내 판단을 과신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AI가 발전할 줄은 몰랐다""2030년 이전에 AI가 세상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유료화도 문제 없어

GPT의 다재다능함에 대한 만족도는 출시 두 달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입증됐다. 투자은행 UBS 발표에 따르면, GPT는 출시 2개월 차인 지난 1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 명을 넘어섰다. 이는 다른 SNS의 사용자 수 성장 속도와는 비할 수 없이 빠른 성장이다. 월간 사용자 1억 명 달성까지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30개월이 걸렸다.

UBS는 보고서에서 "인터넷 등장 이후 20년 동안 이렇게 빠른 증가율은 처음"이라고 밝히며 챗GPT로 운영되는 총 가용 시장이 1조 달러(1천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챗GPT로 인해 발생하는 새 시장에서 나오는 수익 규모를 뜻한다. UBS 측은 "시장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확장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 인공지능 챗GPT가 쓴 자기계발서가 진열되어 있다. 이 책은 챗 GPT가 집필, 교정, 교열을, 번역은 AI 파파고. 인간은 기획, 인쇄, 출판을 담당했다.       사진 / 뉴시스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 인공지능 챗GPT가 쓴 자기계발서가 진열되어 있다. 이 책은 챗 GPT가 집필, 교정, 교열을, 번역은 AI 파파고. 인간은 기획, 인쇄, 출판을 담당했다.       사진 / 뉴시스

오픈AI는 사용자 1억 명 달성 이후 유료화를 선언했다. 무료로 이용하던 서비스의 유료화는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저항감을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서비스 이용객의 감소는 예정된 데미지다. GPT는 이 일반론을 보란 듯이 깨고, 유료화 사흘 만에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GPT 유료 이용자 증가 속도는 인터넷 서비스 중에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스냅이 내놓은 SNS 스냅챗의 유료 서비스인 스냅챗 플러스였다. 스냅챗 플러스는 출시 6주 만에 유료 이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챗GPT의 한 달 이용료가 스냅챗 플러스(3.99달러)보다 네 배 정도 높은 것까지 고려하면 챗GPT의 인기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똑똑한 챗GPT 활용백서

GPT의 놀라운 능력에 이를 이용하는 사람의 챗GPT 활용 능력이 새로운 업무능력 평가 지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 전문가 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는 "2023년 시작과 함께 챗GPT라는 새로운 변화의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파도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파도를 만드는 바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GPT를 활용한 상업모델 활용이 새로운 영앤리치의 등장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실제로 챗GPT의 사용 방법 강의로 석 달 만에 4500만원 가량을 벌었다는 한 청년의 사례가 전해져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지난달 31IT매체 야후는 미국의 23세 청년 랜스 정크(Lance Junck)의 성공스토리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크는 지난해 12월부터 온라인 강의 사이트 유데미(Udemy)에서 챗GPT 강의를 시작했다. 'GPT 마스터 클래스: 초보자를 위한 완벽한 챗GPT 가이드'라는 제목의 이 교육 과정은 단 3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15000명 이상의 수강생을 확보했으며 현재까지 34913달러(45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상에는 챗GPT를 활용한 대학 레포트 작성, 중고교생의 수행평가, 사업제안서 등 다양한 문서 작성 결과에 대한 만족스러운 후기가 심심찮게 확인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챗GPT의 활용에 있어서 인공지능의 한계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확률적 접근을 통한 결과물을 내놓은 인공지능의 특성상 최종 검열의 단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더불어 가짜뉴스의 확산이라는 부작용도 경계해야 한다. GPT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어내고, 이 답을 반복 학습하여 유사 답변을 생성해낸다. 이런 이유로 참이 아닌 내용을 학습하고 이를 반복해 유사한 내용의 결과를 내놓다보면, 사용자가 챗GPT의 답변이 가짜 뉴스인지 모르고 인용하거나 믿고 다시 확산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GPT의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 사례는 이달 초 미국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조너선털리 교수의 성희롱범 누명사건, 뉴스코프의 뉴스콘텐츠 무단 사용 등 속속 전해지고 있다. GPT의 인기와 비례하여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챗GPT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반의 챗GPT가 이탈리아 시민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학습했으며, 연령 제한도 두고 있지 않은 점이 이유다.

전문가들은 챗GPT에 대한 의존을 경계하고 보조의 역할로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일 잘하는 인턴인 챗GPT에게 일을 시킨 후, 이를 인간인 사용자가 검토하는 최종 단계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작업 등 노동이 투입되는 활동에는 챗GPT를 활용하고 인간은 이보다 고차원적인 지적 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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