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러시아가 쏘아 올린 자원 전쟁, 국제 세력 판도를 뒤집다 

[뉴스엔뷰][뉴스엔뷰]  냉전시대가 끝나고 소원해졌던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눈에 띄게 돈독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 러시아는 중국에 경제적 이익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의 가장 속물적인 본성인 경제적 독점과 최대의 이익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은밀한 거래를 이어 나가고 있다.  (사진 : 위키백과)
러시아와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의 가장 속물적인 본성인 경제적 독점과 최대의 이익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은밀한 거래를 이어 나가고 있다. (사진 : 위키백과)

지난달 23일 중국 경제신문 <차이신>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세계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의 원유는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아시아 바이어들의 매입 시도가 빈번해지고 있으며 러시아가 지난 두 달 동안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은 2021년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한 730만t의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다. 5월 원유 수입량은 84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8% 늘었다. 미국을 위시한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원유 수입 거부와 다른 국가들에 대한 수출제재로 인한 러시아 원유 가격 하락의 이득을 중국이 보면서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달 22일 러시아가 곡물재개 협정을 실제로 이행하는지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식량을 수입하여 비축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전 세계의 인도주의적 필요를 위해 비축을 해제하라고 중국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에 비판적 기사와 논평을 보도하고 있는 <에포크타임즈>는 칼럼을 통해 “침공 이전에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와 끝없는 우정을 약속했고 푸틴의 참혹한 군사 갈등을 촉발하고 전 세계적으로 베이징 정권의 권력 공백을 열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 이어서 “아마도 그 대가로 시진핑은 동계 올림픽 기간 동안 러시아와 중국에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30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중국이 러시아 밀에 대한 수입 제한을 해제하는 것을 포함하여 러시아의 곡물 수출을 위한 새로운 길을 열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러시아와 중국간의 밀월 관계를 꼬집었다. 

미얀마 군부 세력 비호하는 러-중

러시아와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외에도 작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의 군부 세력을 함께 비호하며 서로간의 이익 확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미얀마의 진보 인터넷언론인 <이라와디>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얀마 군부에 군용기를 제공했고 러시아와 중국은 안면 인식 시스템과 개량된 잠수함을 군부에 제공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에 대해 동시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옹호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마찬가지로 미얀마의 천연 자원과 전략적 위치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집권 이후 중국에게 벵갈만과 인도양을 육로로 접근할 수 있도록 중국 윈난성과 미얀마의 주요 항구인 차우크퓨항을 잇는 철도와 고속도로 개발권을 양도했다. 

지난 4월, 왕이 중국 외교부 부장은 미얀마 군부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중국 외교부의 발표에 의하면, 왕 부장은 “공동 미래를 위해 중국-미얀마 공동체를 건설하는 목표를 가지자”고 언급했다. 남서부 해안을 통해 바다와 연결되는 미얀마는 중국의 아시아 영향력 확보를 위한 교두보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군부에 의해 국민통합정부를 지지하는 여성이 참수당하고, 29명 이상의 남성들이 고문을 당하고 살해당하는 등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의 잔인함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어린이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은 무고한 희생자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시련을 가하는 폐악”이라며 미얀부 군부를 향한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강대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미얀마 군부의 시민 탄압의 정도는 날이 갈수록 그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어 국제 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외에도 작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의 군부 세력을 함께 비호하며 서로간의 이익 확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사진은 중국 공안. (출처 : 픽사베이)
러시아와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외에도 작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의 군부 세력을 함께 비호하며 서로간의 이익 확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사진은 중국 공안. (출처 : 픽사베이)

러-중 밀월 관계는 국제 사회의 새로운 위협 

과거 자본주의와 대척해 냉전시대 사회주의 이념의 기치아래 손을 잡았던 러시아와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의 가장 속물적인 본성인 경제적 독점과 최대의 이익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은밀한 거래를 이어 나가고 있다. 두 국가에서 강대국이 약소국을 힘으로 정복했던 제국주의 시대의 잔상이 발견되는 것은 오늘날 국제 사회의 또다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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