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 경제 공황의 전조?

[뉴스엔뷰]  올해 2월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느덧 6개월을 넘기고 있다. 이번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저지하고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을 견제하겠다는 의도와 LNG(액화천연가스) 등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고부가가치의 천연자원의 이득을 취하려는 러시아의 야욕으로 시작됐다.

러시아 군의장대. (출처 : 픽사베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가 쏘아 올린 자원 침탈을 통한 경제패권 장악이라는 야욕이 전 세계 자원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불러오면서 경제 약체 국가들이 차례로 도미노처럼 쓰러져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군의장대. (출처 : 픽사베이)

러시아에 대한 세계 각국의 비난을 넘어서 두 나라 간의 전쟁은 양 국가간의 전쟁의 폐해를 넘어 에너지와 식량 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 공황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CREA(독립에너지 및 청정공기 연구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러시아는 전쟁 초기 100일 동안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채취한 화석 연료를 수출하여 930억 유로(980억 달러)를 벌어 들였다. 

최근 독일을 비롯한 여러 유럽국가들은 이미 러시아의 LNG 수입 감소로 가격이 치솟는 등 러-우 전쟁의 여파로 인한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한국의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 언론이 국내 LNG 재고량이 크게 줄면서 올겨울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충분한 LNG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가스공사의 입장 표명에도 가격 상승의 가능성은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 발달의 중요한 원동력인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경제침체가 열병처럼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 세계 에너지 수급 비상 사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EU(유럽 ​​연합)가 LNG 사용을 줄이기 위한 협의를 마쳤으며 헝가리를 제외한 27개 회원국의 에너지 장관들은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자발적으로 LNG 사용을 15% 이상 줄이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지난 7월 26일 <가디언>은 EU가 에너지 사용 축소와 더불어 유럽 가스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한 연합 배제 가능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EU 정상들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에서 EU로 수입되는 석유 양의 약 90%를 차단하는 계획에 합의했으며, 미국과 영국도 순차적으로 러시아 석유 수입양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30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NATO 정상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적인 LNG 가격상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한 러시아의 책임이라며 강도 높게 러시아 정부를 비난하며 대러시아 경제재제의 수위를 줄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표명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에너지 가격 폭등 이외에 세계 곡물 가격 상승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는 각종 식재료 값의 상승으로 이어져 자체 식량 생산량이 저조한 개발도상국 등 선진국에 비해 약소국의 경제 시장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러시아는 가장 먼저 다수의 무역항을 봉쇄해 버렸는데,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부담과 함께 무역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이 중 오데사 무역항은 원래 우크라이나의 주요 항구여서 특히 더 강력한 통제를 받고 있다. 밀 수출량 6위였던 우크라이나의 수출 봉쇄로 인하여 우크라이나의 밀에 크게 의지해온 몰도바, 스리랑카와 같은 국가들은 수십 배의 밀 가격 폭등으로 국민 경제가 파탄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밀가루 수출량 1위인 러시아는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복으로 수출을 전면 금지시키면서 밀의 가격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BBC>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튀르키예, 유엔, 우크라이나, 러시아가 참여하여 흑해 항로를 다시 우크라이나에게로 넘겨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하도록 하는 내용의 협상이 타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러시아군이 3개 항구 중 하나인 오데사를 포격해 이 협약이 이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1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2만 6천 톤의 옥수수를 실은 선박을 오데사 항에서 전쟁 이후 처음으로 출항시켰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에 숨통이 트이면서 많은 서방의 많은 언론들이 곡물 가격안정을 신중하게 예견했지만, 이러한 화해무드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푸틴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극우 러시아민족주의 사상가, 두긴의 딸 다리아 두기나가 차량 폭발물로 숨지고, 러시아 정부가 이 테러의 배후를 우크라이나로 지목하면서 두 나라간의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 길들이기라는 정치적 이유보다는 우크라이나의 풍부한 자원에 대한 러시아의 욕심이 더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 (출처 : 픽사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 길들이기라는 정치적 이유보다는 우크라이나의 풍부한 자원에 대한 러시아의 욕심이 더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 (출처 : 픽사베이)

러시아 속내는 우크라이나 풍부한 지하자원 확보

우크라이나는 상당한 양의 천연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대 규모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다.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많은 LNG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 외에도 매장된 핵심금속 120품목 중 117개가 채굴 경제성이 높은 상태로 알려져 있다. 그 가치는 약 11조 달러로 추산되기도 한다. 이밖에 게르마늄, 갈륨, 철, 망간, 티타늄 등은 전세계 채굴량 10위 안에 들 정도이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더불어 전 세계 밀수출의 20~30%를 차지한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특히 희토류와 LNG가 더욱 중요하다. 러시아의 기술을 이용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리튬, 티타늄, 망간, 철,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을 개발하고, 밀 같은 식량자원 및 에너지 자원의 영향력을 크게 확장시켜서 미국과 유럽 등 서구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또한 국가 이익을 위한 전쟁이라는 깃발아래 푸틴을 반대하는 반푸틴 세력을 억누르고 국민의 불만족을 해외이슈로 돌릴 수도 있다. 이는 러시아로서는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선적으로 점령했거나 선제 공격을 퍼부은 곳은 우크라이나의 자원 다수가 매장되어 있는 동부 지역과 흑해에 집중되어 있다. 우크라이나의 원유, 천연가스, 석탄의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해안선을 따라 분포하고 있다. 희토류 등 광물자원도 러시아가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지역인 도네츠크주 등에서 생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반대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출처 : 픽사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반대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출처 : 픽사베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가 쏘아 올린 자원 침탈을 통한 경제패권 장악이라는 야욕이 전 세계 자원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불러오면서 경제 약체 국가들이 차례로 도미노처럼 쓰러져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등 서구세력을 등에 업은 우크라이나와 독불장군 푸틴의 러시아 간에 벌어지고 있는 이 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대한민국도 현재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등 심각한 경제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심각한 국제 자원, 에너지 전쟁에 맞서는 대한민국의 비상한 국가 안보, 경제 전략이 요구된다. 바야흐르 세계는, 아니 대한민국은 '비상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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