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레버 일감몰아주기...‘정의선 승계’ 위한 교두보?

[뉴스엔뷰] 현대건설이 지난해 현대오토에버와 기존 경쟁이나 입찰의 방법을 쓰지 않고 임의적으로 상대방을 골라서 체결하는 수의계약으로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사진= 뉴시스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사진= 뉴시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16년 지명경쟁입찰을 통해 현대오토에버와 현금결재조건으로 1100억 원대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2017년 수의계약으로 변경됐다. 결재 방식은 전자어음이다. 

그렇다면 왜 현대건설은 돌연 입찰방식을 변경했을까.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과 경영권 승계과정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SI(시스템통합) 업체로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있는 곳이다. 

재계는 정 부회장의 보유지분(19.46%)이 많아 사실상 이 곳이 그의 경영권 승계자금 확보창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현대오토에버는 비상장 계열사로 기업공개(IPO) 의무가 없다. 공시 의무가 없다는 점은 정 부회장이 지분을 통해 자금을 쉽게 마련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오토레버 일감몰아주기...경영권 승계자금 확보창구?

그래서일까. 현대오토에버가 최근 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의 내부거래 비중은 90%를 넘어섰다. 지난 2010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현대오토에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587억 원으로 이중 91.8%가 내부거래로 이뤄졌다.

이는 전년의 89.4%에 비해 2.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매출액 증가율 1.6%를 훨씬 앞질렀다. 그만큼 내부거래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2015년 819억 원에 달했던 현대건설의 내부거래 규모는 지난해 109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일부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현황 파악이 안됐기 때문에 언급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홍보실 관계자는 “내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SI 계열사와 수의계약한 게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덧붙여 “일감몰아주기라는 추측은 말 그대로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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