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현직 행장이 자진 사퇴하는 등 초유의 사태로 급작스럽게 수장이 된 만큼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하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일단 지주사 전환에 앞서 비은행 계열사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은행이 금리 인상기라 당장은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도움이 될지언정 대출 시장 위축으로 오히려 은행 전체 수입은 성장 정체기를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계열사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이 인도 금융 시장 공략에 들어간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이르면 연내 현지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금융사 M사를 인수해 인도 현지 소매금융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손 내정자가 글로벌부문장 시절부터 추진해 왔던 프로젝트로 이번 일이 성사 된다면 손 내정자의 1호 작품이 된다.

다양한 국가 진출 등 내실 다지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국내 정상권이지만 순익 관리 측면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우리 소다라은행만 하더라도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에 비해 지점 수는 많지만 순이익은 뒤처진다.

그 밖에 완전한 민영화를 위해 예금보험공사 잔여 지분 매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선두권 디지털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으나 여러 앱이 혼재돼 있다는 점도 골칫덩이다.  

한편, 우리은행 이사회는 당초 신임 우리은행장 임기를 전임 행장 잔여 임기만 부여할지 여부를 검토했지만 조직 안정, 리더십 영속성을 감안, 3년 임기로 손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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