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폭행·성추행…회장님 '갑질' 주의보

[뉴스엔뷰] 바야흐로 갑질 기업의 춘추전국시대다. 기업 오너의 폭언과 폭행, 성추행으로 직원들이 수난을 겪고 있어서다.

자신의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8월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24일 KTB투자증권 권성문 회장은 1년 전 계열사 직원을 폭행하고 수천만 원을 주고 무마하려 한 사실이 한 유력매체에 의해 폭로됐다. 권 회장은 해당 직원에게 업무보고가 늦었다는 이유로 질책하며 폭력을 행사했다.

당시 계열사를 방문한 권 회장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마중 나온 직원의 무릎을 발로 차며 질책했다. 인사를 한 직원은 갑작스런 권 회장의 폭행에 고개를 숙인 채 그냥 서 있었다. 이 같은 장면은 모두 인근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더구나 합의 과정에서 폭행을 발설하면 모든 책임을 진다는 황당한 합의서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회사 측은 쉬쉬하는 분위기다. 당시 본인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이후 이직에 따른 보상 등 상호 합의 하에 원만히 마무리 된 사안이라는 것. 또 1년 전 일이고, 당사자도 더 이상 문제제기나 이슈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뿌리 깊은 갑질 행태가 드러났다는 차원에서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앞서 이동우 롯데 하이마트 사장은 4년 전 롯데월드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조리사로 근무하던 직원에게 폭언을 한 음성 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이에 따르면 이 사장은 '흰 머리를 염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에게  대기발령을 내겠다는 등 갑질을 행사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상'을 받기도 했지만, 갑질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자신의 차를 모는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막말 등 폭언을 쏟아낸 사실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 회장이 자신의 차를 모는 운전기사를 향해 "닥쳐, 건방진 게", "XX 같은 XX" 등 폭언을 쏟아내 최근 1년새 운전기사 3명이 퇴사했다고 보도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여론의 눈총을 받았다.

기업 오너 일가 등 '회장님'의 갑질은 운전기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6월 호식이 두마리치킨 오너인 최호식 전 회장이 자사 여직원을 성추행해 물의를 빚었다. 최 전 회장은 20대 여직원과 단둘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아 검찰에 소환조사 받았다. 해당 여직원은 최 전 회장과 함께 호텔까지 갔다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택시를 타고 빠져나왔으며 그 뒤 바로 경찰서로 향했다. 최 전 회장은 "자신은 호텔 방을 잡아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지난해 4월 미스터피자는 정우현 MP그룹 전 회장이 50대 경비원을 폭행해 다치게하고 경찰수사를 받게 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CCTV에 정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실이 고스란히 담겼음에도 미스터피자 측은 "아직 안에 불이 켜져 있는데도 3개의 출입구를 모두 닫아 언쟁이 있었다"며 "밀치는 정도였을 뿐 오해가 있었다"고 변명으로 일관했다.

문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비난 여론이 거센데도 이들이 처벌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는 데 있다.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경우 언론 앞에 나서 사과하고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는 게 고작이고, 처벌을 받는다해도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등의 이유로 형량이 줄어든다. 처벌이 약하니 재발도 잦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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