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베니트 직원들 잇단 뇌물·횡령에 ‘무더기 구속’

[뉴스엔뷰] 대기업 계열사 직원들의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는 여전히 잔존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오롱그룹 IT 계열사인 코오롱베니트 직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고가장비 유통과정에서 친인척 등의 지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수십억원대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로 검찰에 적발됐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배임수재에 해당한다.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3부(김춘수 부장검사)는 친동생 등 지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리베이트 받은 혐의로 코오롱베니트 부장 A씨 등 직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배임증재 혐의 등으로 B씨를 포함한 유통업체 대표 5명도 구속기소하고, 중간 유통업체로 선정해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거나 제품을 빼돌린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코오롱베니트의 스토리지 사업부장이던 A씨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대용량 저장장치인 스토리지 제품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친동생이 운영하는 유통업체를 포함한 4곳을 중간 유통업체로 선정했고, 그 대가로 약 20억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다. 또 2012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시가 1억여원 상당의 회사 재고 물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 등 코오롱베니트 직원 8명이 챙긴 리베이트만 32억 원에 달하고, 빼돌린 회삿돈만 40억 원이다. 이들은 주로 친인척이 운영하거나 친분이 있는 회사를 중간 유통업체로 선정하고, 허위 또는 용역비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대금을 지급한 뒤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씨의 경우 고가의 외제차와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고, 수사 직후 보유자산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코오롱베니트로부터 고가 IT장비인 스토리지 관련 직원들의 비위가 의심된다는 수사 의뢰를 받아 지난해 말부터 올해 7월까지 유통업체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의 계좌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뉴스엔뷰는 코오롱베니트 측에 관련 내용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코오롱그룹도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비록 계열사 직원들의 독단적인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룹의 이미지 타격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코오롱베니트는 코오롱 그룹의 IT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51%의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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