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남들이 가보지 못한 곳, 혹은 신기한 장면을 보는 것이 여행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겨울철만 되면 역고드름이 열리는 신비한 장소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총 3군데 정도이다. 가장 유명한 장소는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고대산 중턱의 폐터널이다.

▲ ⓒ뉴시스
이곳은 수도권에서 가깝기 때문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서울에선 철원으로 북상하는 3번 국도를 탄다. 신탄리역을 지나 3.5㎞ 정도 가면 길 오른편에 ‘역고드름’ 이정표가 있다.

이곳 역고드름은 역사적 사연도 있다. 일제강점기 말기에 건설된 터널은 6.25전쟁이 터졌고, 인근 백마고지에서 격전이 벌어지자 인민군이 탄약고로 이 터널을 활용했는데 미군이 대대적인 포격을 퍼부었다.

이에 그 포격에 금이 가면서 겨울이면 물이 떨어졌고, 고드름이 아래에 쌓여 올라 자란다는 얘기다.

강원도 삼척시 신기념 대이리에 있는 환선굴 역시 역고드름이 열리고 있다. 환선굴은 5억3000만년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 동굴 천장과 바닥 간 온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역고드름 장소는 전북 진안의 마이산이다. 수마이봉으로 150m쯤 오른 뒤 화엄굴 고개를 넘어가면 은수사가 나온다. 은수사의 으뜸 자랑거리는 사찰 마당의 천연기념물인 줄사철나무(제380호)와 청실배나무(제386호). 청실배나무는 조선 태조가 심었다 전해지니 올해 600세가 넘은 고령이다. 이 배나무 아래서 정화수 그릇에 물을 떠 놓으면 가운데서 얼음 기둥이 하늘로 솟는 역고드름이 생긴다.

마이산 역고드름의 과학적 비밀은 스스로 자라는 고드름이다. 다른 역고드름은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생겨났지만 마이산 역고드름은 다르다.

온도가 4도 이하로 내려가면 가벼워진 물은 표면으로 올라와서 얼어 붙게 된다. 이때 기포가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표면에는 숨구멍이 생긴다. 이때 물이 얼면서 부피가 커지게 되고, 숨구멍을 통해 빠져 나온 물은 얼게 되는 것이다. 이런 원리로 인해 역고드름이 생겨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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