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의 고객 대출 정보 13만여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은행권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에 따르면 고객들의 개인 정보를 몰래 빼내 대출모집인에게 넘긴 혐의로 씨티은행 직원 박 모 씨와 SC은행 수탁업체 직원 이 모 씨를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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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들에게 자료를 받아 불법 유통한 혐의로 대출 모집인 3명을 구속 기소하고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박 씨는 지난 4월 근무하는 영업점에서 내부 전산망의 대출 고객 정보 3만 4천여 건을 인쇄해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씨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3달 동안 SC은행 전산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수탁업체 직원으로 특정 대출상품 고객 정보 10만 3천여 건을 이동식 저장장치에 저장해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수사 결과 씨티은행에서 유출된 3만여 건에는 고객의 주민등록번호와 직장명, 대출 규모와 이자율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SC은행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사건은 대출고객 정보가 유출된 건으로 주민번호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한 명의 직원이 연루되었으며 당행은 관련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고객 정보 보호는 당행의 최우선 순위이며, 당행은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경우 대출모집인 제도 때문이다. 국내 은행에 비해 외국계 은행은 손쉽게 대출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대출모집인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의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중 16개 은행 가운데 씨티은행과 SC은행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동안 대출모집인을 통해 가장 높은 신용대출 실적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대출모집인 신용대출 실적(1조5136억원)을 올린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대출모집인을 통해 8171억원의 신용대출실적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SC은행은 지난해 대출모집인을 통해 2조97억원의 신용대출 실적을 올리며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동안에는 6856억원의 대출모집인 신용대출 실적을 기록해 씨티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SC은행의 총신용대출실적에서 차지하는 대출모집인 신용대출실적 비중은 지난해 64.0%에서 올해 상반기 42.7%로 줄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58.8%에서 올해 상반기 56.3%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중은행들의 대출모집인 신용대출 의존도 평균인 16.1%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대출모집인 제도는 대출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중개수수료율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이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진다. 또한 이번 사건과 같은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은행이 대출모집인 제도를 선호하는 이유는 국내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업망을 충당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모집인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건과 같은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즉, 대출모집인 제도는 언제든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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