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도심지역 멧돼지가 출몰하고 있다. 과거에는 농촌을 중심으로 출몰하던 멧돼지가 이제는 학교 운동장에 나타나는 등 멧돼지 출몰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서 멧돼지 출몰이 빈번해지고 있다. 멧돼지는 산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도심 한복판에서 멧돼지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멧돼지가 출몰했을 때의 요령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도심은 이제 멧돼지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11월8일 성남시 분당구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도심 한복판에 멧돼지가 나타난 것. 15분간 도로와 아파트 주변을 활보하다가 처제 담장을 들이받고 죽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전9시5분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탄천 옆 도로에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난 것.

 

도로로 뛰어든 몸무게 120㎏ 가량의 멧돼지는 차량들이 경적을 울려대자 도로를 헤집고 다니다가 주변 백화점과 버스터미널을 거쳐 이매동 아파트 단지까지 700여m를 달아났다.

 

멧돼지가 도로과 주택가를 15분간 활보하고 다니는 바람에 하마터면 출근길 시민들과 차량들이 큰 사고를 당할뻔 했다.

 

경찰과 119소방대원, 구조대 등이 신고장소에 도착했을 때 멧돼지는 다른 곳으로 달아나고 없어 포획에 어려움을 겪었다.

 

멧돼지는 신고접수 15분 뒤인 오전 9시 20분께 이매동 아파트 단지 담 옆에 있는 철제 담장을 머리로 들이받은 뒤 인근 카페 안에서 피를 흘린 채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뒤 영장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멧돼지는 이제 더 이상 농촌을 괴롭히는 괴물이 아니다. 이제 도심에도 출몰하는 야생동물이 됐다.

 

해마다 겨울철 즉 11월에서 2월까지 농촌을 괴롭혔던 멧돼지는 올해 도심에 자주 출몰하기 시작했다.

 

겨울철 농촌의 밭작물을 파헤치면서 농민들의 근심과 걱정을 안겨줬던 멧돼지는 도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됐다.

 

환경부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전국 도심의 멧돼지 출몰 횟수가 8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6개 특·광역시 도심에서는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멧돼지 총 1천389 마리가 출현했다.

 

멧돼지가 전국 도심에서 출현한 횟수를 보면 2010년 79건, 2011년 380건, 2012년 641건으로 3년 동안 711% 늘었다.

 

올해 들어 8월까지는 243회에 달했다. 이 가운데 포획된 개체수는 2010년 27마리, 2011년 194마리에서 2012년 195마리로 증가했다.

 

6개 특·광역시 도심에서는 2011년 305회, 2012년 596회, 올해 8월까지 223회 출현했다. 도심에 출현한 멧돼지 개체수는 2011년 554마리, 2012년 579마리에 이어 올해 8월까지 256마리 등 총 1천389마리에 달했다.

 

이에 환경부는 2011년 145마리, 2012년 157마리, 올해 8월까지 49마리 등 총 377마리를 포획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도심에서 멧돼지가 381회 출몰해 6개 특·광역시 중 가장 많았다. 이어 대전(365회), 부산(186회), 광주(151회), 울산(24회), 대구(17회) 순이다.

 

또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경기지역 멧돼지 출몰사고가 1년 만에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멧돼지 출몰에 따른 출동건수는 지난달 말까지 168건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123건보다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최근 2년간 의정부 지역에 49차례 멧돼지가 출몰했으며 남양주 45건, 포천 26건, 양주 24건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멧돼지 도심 출몰이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에 의한 서식지 교란’이다.

 

야생 멧돼지 적정 서식밀도는 3~5마리/㎢ 정도다. 그리고 최근 10년간 야생 멧돼지 서식밀도는 1㎢ 당 3.8마리 내외로 안정적인 개체군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대도시 주변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멧돼지 서식환경이 바뀌고 있다. 또한 겨울철이 되면 월동준비로 먹이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멧돼지는 도심에 자주 출몰할 수밖에 없다.

 

최근 등산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무분별한 등산로 이탈이 멧돼지 출몰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등산 인구가 많아지면서 기존 등산로가 아닌 남들이 가지 않았던 등산로를 개척하는 등산로 이탈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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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등산로 이탈이 멧돼지의 서식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지방자치단체별로 ‘올레길’ ‘둘레길’ 등이 무분별하게 조성되고 있다. 걷기 문화 열풍이 불면서 지자체는 새로운 관광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상당수가 ‘둘레길’ 등을 조성하고 있다.

 

문제는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을 고려하면서 조성을 해야 하는데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끼리 조성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때문에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이 훼손되면서 야생동물 특히 멧돼지가 도심으로 출몰할 수밖에 없다.

 

서울의 경우 ‘북한산성탐방로’ 등을 조성하면서 서울성곽의 녹지를 과도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서울성곽 18.2km에 이르는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까지 서울성곽 전 구간을 단절 없이 모두 이어 잇겠다고 홍보했다.

 

코스마다 서울성곽 안내소, 전망대, 화장실 등 편의시설 설치로 전세계 유일의 성곽도시로 이름을 알려 많은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곳의 탐방로가 조성되면서 산림이 훼손되고 역시 멧돼지 서식 환경도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비단 서울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자체별로 도심 주변으로 탐방로가 조성되면서 산림은 자연스럽게 훼손이 되고, 이로 인해 멧돼지는 자신의 서식 환경을 빼앗기게 되면서 도심으로 출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외곽순환도로 등의 무분별한 건설로 인해 멧돼지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인간의 이로움으로 자동차 도로가 건설되지만 이로 인해 멧돼지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무분별한 포획이 멧돼지를 도심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농작물 피해 에방을 위해 운영하는 유해조수포획 제도가 개정되면서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더욱 증가하게 된 것이다.

 

유해조수포획이란 야생동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농민이나 엽사들에게 포획 자격을 주는 제도로, 2002년 본격 도입된 뒤 2011년 9월 관련 지침이 개정됐다. 문제는 이들이 멧돼지 포획의 전문가들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무분별하게 사냥에 나서게 되고, 이로 인해 공포감을 느낀 멧돼지들이 도심으로 출몰하게 됐다는 것이다. 멧돼지 시냥의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이들이 멧돼지를 산에서 도심으로 내쫓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멧돼지의 서식환경에 교란을 주지 않는 상태에서 멧돼지를 포획해야 하는데 무분별하게 포획하면서 서식환경에 위협을 받은 멧돼지가 도심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멧돼지 포획은 전문성을 갖춘 엽사들이 포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시는 지난 2010년 경남 일부 지역의 수렵허가로 사냥꾼에 쫓긴 멧돼지가 부산지역으로 몰려들어왔다고 분석했다.

 

즉, 무분별한 수렵 허가로 인해 멧돼지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멧돼지들이 도심으로 쫓기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문성을 갖춘 엽사가 아닌 사람들이 멧돼지 포획에 나서면서 오히려 사람들이 엽총에 의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2일 강원 횡성군 횡성읍 갈풍서길 인근 밭에서 일하던 김모(79) 씨가 50여m 떨어진 순환수렵장에서 날아온 엽총 산탄에 맞아 가슴과 배 등을 크게 다쳤다.

 

앞서 지난 1일 양구군 남면 황강리에서도 송모(63) 씨가 쏜 엽총 산탄에 100여m 떨어진 하천 둑에서 민들레 씨앗을 채집하던 박모(58·여) 씨가 맞아 어깨와 손가락 등을 다쳤다.

 

이처럼 무분별한 수렵이 멧돼지 포획에 방해됨은 물론 오히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전문성을 갖춘 엽사들이 포획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멧돼지 포획이라는 미명 아래에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엽사들에게 수렵 허가를 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멧돼지의 도심 출현에는 먹이 부족과 번식 등에도 영향이 있다. 특히 올해 도토리 흉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올해 봄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수분 활동(꽃가루 생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도토리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토리가 부족하면 먹이가 부족하고 이로 인해 멧돼지는 도심에 출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멧돼지의 번식이 증가한 반면 서식지는 계속 줄어들면서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잦아지면 잦아질수록 멧돼지로 인한 피해가 이제는 단순히 농작물 피해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도 피해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7월18일 경기도 포천시 선단동 왕방산 등산로 인근에서 등산객이 신발을 신은 상태의 오른쪽 다리를 발견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멧돼지에 의해 시신이 뜯겨진 것이라고. 멧돼지 출몰로 인해 사람들이 놀라거나 다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고, 일부 시신은 뜯겨지기도 하고 있다. 그만큼 멧돼지의 피해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환경부는 수렵장 운영, 유해야생동물 포획 등 야생동물 포획제도 전반에 대한 중장기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결과를 토대로 멧돼지 도심 출몰로 인한 인명피해, 농작물 피해 등을 최소화하도록 개선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해온 ‘도심 멧돼지 기동포획단’을 지속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환경부는 장기적으로 도심주변의 멧돼지 서식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도심과 산림 경계지역에는 멧돼지의 먹이가 될 만한 쓰레기를 신속히 처리하고, 이동통로를 설치하는 등 멧돼지 서식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멧돼지를 발견했을 때 시민들의 대처이다. 멧돼지의 습성 중 하나는 시력이 나쁘다는 것이다. 눈 앞에 있는 것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하지만 청각과 후각은 상당히 발달해있다.

 

멧돼지를 발견했을 때 신속하게 나무나 바위 뒤에 숨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큰 소리를 치거나 등을 보이며 달리는 행위는 오히려 멧돼지를 흥분시킬 수 있다.

 

멧돼지를 봤을 때 침착한 상태에서 멧돼지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서서히 그 상황을 빠져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멧돼지는 적에게 공격을 받거나 놀란 상태에서 흥분해 움직이는 물체에게 달려드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함부로 소리치거나 움직여서는 안된다. 특히 멧돼지를 쫓아내기 위해서 큰소리를 치지 말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나무나 바위 뒤에 숨어서 112나 119 등에 신속히 신고하는 방법이다.

 

멧돼지도 동물이고 사람과 함께 공존해야 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서로의 서식지를 훼손하게 되면 결국 그것은 사람에게 되돌아 오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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