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국내 주요 유통업계가 ‘미리 크리스마스’를 선언했다. 백화점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연말연시 분위기를 내고 있다.

 

연중 최대 소비 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겨울시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예년보다는 훨씬 앞당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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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미리 크리스마스’를 선언한 것은 나름대로 속내가 있다. 하지만 과연 꽁꽁 얼어붙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크리스마스 시즌은 유통업계 한 해 매출 중 25%를 담당한다. 때문에 유통업계에서 가장 신경 쓰는 시즌이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유통업계에서는 ‘미리 크리스마스’를 선언했다. 유통업계가 ‘미리 크리스마스’를 선언한 이유는 단 하나이다.



그것은 가을 시즌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일찍 찾아왔다.

 

또한 추석 때까지만 해도 기온이 한 여름 날씨였다. 추석 이후에도 날씨는 뜨거워 에어컨을 가동할 정도의 기온이었다. 또한 올 가을은 여느 가을과 달리 비가 잦았다. 뿐만 아니라 가을이라는 날씨를 느끼기도 전에 추위가 찾아왔다.

 

즉, 여름은 길지만 가을은 짧아졌다는 것이다. 11월 중순의 기온이 12월 중순의 기온이 되는 등 가을이 생각보다 짧아졌다는 것. 때문에 소비자들은 가을 상품을 구매할 겨를도 없이 겨울을 맞이해야 했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는 가을 시즌의 짭짤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겨울시즌을 앞당기는 ‘미리 크리스마스’를 선언한 것이다.

 



백화점 등에서는 벌써부터 송년 분위기를 내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다는가 하면 루돌프 사슴과 산타할아버지를 묘사한 LED점등 전광판이 선보이는 등 백화점은 미리 크리스마스이다.

 

미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게 백화점은 다양한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에서 만나는 세계 축제’를 콘셉트로 점포별로 1개의 축제를 정하고 연관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된 축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니발,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랑스 보르도 와인 페스티벌, 핀란드 산타마을 축제 등 10개이다.

 

현대백화점의 이번 세일 테마는 ‘윈터 매직’이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신나고 경쾌한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팝아트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눈사람, 산타클로스 등의 캐릭터를 만들어 매장 내·외부를 장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어바웃 윈터’라는 테마를 잡았다. 의류, 잡화, 생활 등 겨울나기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경품으로는 이불과 베게 세트 등을 내걸었다.

 

갤러리아 명품관 EAST 광장에는 ‘주얼 트리’가 설치돼 있다. 지난 1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갤러리아는 조지 발란신의 발레공연 ‘주얼’을 콘셉트로 제작된 트리를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일부터 압구정본점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점등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미국의 팝아티스트 듀오인 ‘프렌즈 위드 유’와 공동 작업을 진행해, 건물 외벽에 영상을 투여하는 기법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설치했다.

 



홈플러스는 고객이 직접 디자인한 크리스마스 카드 디자인 공모전 ‘메리 크리스 MART’를 실시한다. 고객이 직접 크리스마스 카드를 디자인해 응모하고 수상작은 실제 온/오프라인 카드로 제작되어 활용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화장품 업계도 시동을 걸었다. LG생활건강은 겨울 한정판인 ‘다비 르 그랑크뤼 크림’ 2종세트(17만 원대)를 11월 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한정판 ‘메소드 홀리데이 스페셜 에디션’(메소드 핸드워시 2개입·9900원대)도 출시한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더페이스샵은 보습용 크림에 주름개선 기능을 적용한 ‘망고씨드 하트볼륨 버터’의 크리스마스 한정판 제품을 이달 중순 선보일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프리메라를 앞세운 착한소비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특히 이달 말에 신제품 ‘망고버터 컴포팅 바디로션’ 출시와 함께 ‘렛츠 러브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백화점은 11월22일부터 12월8일까지 17일간 겨울 정기세일을 진행한다. 특히 이번 세일은 해외 패션 브랜드들이 1년에 2번 실시하는 시즌오프와 겹쳐 겨울 의류 매출이 실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들은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날씨가 소비 심리 진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기획전도 풍성하다. 롯데백화점은 점별로 세일 초반에 아웃도어, 패딩 등 방한의류 기획전을 배치하고 ‘겨울 베스트 아이템 초특가전’에서는 모피, 온수매트 등을 할인 판매한다. 또 ‘축제보다 즐거운 100대 상품전’은 상품군별 CMD(선임상품기획자)들이 추천하는 겨울 아이템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여성캐주얼 코트·패딩 초특가전’(목동점), ‘남성 아우터 대전’(무역센터점) 등을 열고 방한 의류를 최대 반값 이하의 가격으로 저렴하게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점에서 ‘바겐 토픽 상품’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아우터를 특가로 한정 판매하며 본점에서는 세일 초반 사흘간 ‘남성 겨울 아우터 페어’를 진행한다.

 

이처럼 유통업계는 다양한 이벤트와 세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12월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이나 캐롤이 울려 퍼지는 것이 소비자의 감성에 제대로 전달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1월에는 11일 빼빼로데이 등 이벤트가 있지만 실제로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12월로 접어들면 송년회 등과 더불어 가족과 함께 가는해를 아쉬워하는 감성이 싹트기 때문에 지갑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크리스마스’를 선언해도 아직까지는 매출로 직접 연결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인해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경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소비심리는 그야말로 얼어붙었다. 백화점에 오는 손님들 중 일부는 말 그대로 아이쇼핑 손님들이다. 소비로 직접 연결되는 손님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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